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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안에 통일실현 낙관”/김용순 북한노동당국제부장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상회담서 구체안 논의해야/미와 회담에 만족… 핵협정 서명할 것
가네마루(금환신) 일본전부총리의 초청으로 작년 일본을 방문,북한­일국교문제를 논의하는 등 이미 북한외교의 핵심실세임을 입증한바 있는 김용순 북한노동당국제부장은 큰키,장대한 체구,활달한 제스처,호방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거침없이 진행했다.
김부장은 23일(현지시간) 오전 뉴욕시내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40층 호화 스위트 룸에서 검은색 양복에 푸른색 넥타이차림의 깔끔한 차림으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김충남등 2명만을 배석시킨 가운데 기자를 만났다. 김부장은 『외국땅에서 동포들을 처음 만났을때 가슴이 끓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약 30분간 거침없이 회견을 진행한후 『시간이 다 됐다』는 배석자의 귀엣말에 『여기자와의 대화를 중지하기가 아쉽다』며 노트에 자신의 인사말과 사인을 적어주었다.
­아널드 캔터 미국무부 정무차관과의 회담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몹시 궁금합니다. 무슨 내용이 주로 논의됐습니까.
『양측은 폭넓은 의견교환을 했으며,회담내용도 아주 건설적이었습니다.』
­회담 결과는 만족스럽습니까.
『만족합니다.』
­핵문제에 관한 근본적 신뢰가 남북회담 및 미­북한 국교수립의 열쇠가 되리라고 봅니다. 핵문제에 관한 북측의 근본입장은 무엇입니까.
『조선반도내에서 공정한 핵사찰에 양측이 동의한 현재 더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정협정에 서명할 것입니다.』
­미국과 국교수립 전망은 어떻습니까.
『핵사찰에 동의한 이상 걸림돌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 항상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국간 수교도 조만간 실현되리라고 봅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올봄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통일에 대한 인민의 여망이 높은 현 시점에서 통일을 위한 좋은 제안을 갖고 만나는 것은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코피나 마시기 위해 만난다는 것은 그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상회담의 주의제는 무엇이 되리라고 보십니까.
『우리민족은 봉건통치에 시달리다가 일본에 의해 36년간 노예생활을 했습니다. 또 외세에 의해 분열된 수난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에 한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기위해 통일할 수 있는 좋은 제안을 가지고 만나야 하리라고 봅니다.』
­정상회담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만날 북측의 상대는 누가 될 것입니까. 김일성 주석입니까,김정일 서기입니까.
『김주석께서는 80성상을 민족을 위해 투쟁하셨고,아직도 청춘과 같은 기백으로 인민을 통치하고 계십니다. 정상회담은 주석이 참석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답은 나왔다고 봅니다.』
­뉴욕도착 성명에서 「우리세대에 통일을 이루자」고 말씀하셨는데,한 세대를 30년으로 볼때 너무 길게 잡으신 것 아닙니까.
『양쪽의 체제를 인정하는 연방제 통일은 90년대에 이뤄질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방제통일은 통일을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볼 수 있지않습니까. 최종적인 통일은 어떤 형태로 이뤄져야한다고 보십니까.
『결국 인민이 결정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 서로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인적·물적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이산가족상봉이나 경제·문화교류 등에 대해 어떤 복안이 있으십니까.
『만남은 좋은 것입니다. 나는 이번에 미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동포들을 만나는 순간 가슴이 끓어 오르는 뜨거운 감격을 느꼈습니다.
이제 북남합의서가 교환됐으니 교류와 상봉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뉴욕지사=성정숙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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