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남자 화가 그레이선 페리 영국 최고 권위 미술상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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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인 그레이선 페리(44)가 올해의 '터너상(賞)'수상자로 8일 뽑혔다. 터너상은 영국의 국민화가로 통하는 19세기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를 기려 매년 영국 현대 미술가들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미술상으로 올해 20회째다.

도예가로 유명한 페리는 주로 어린이들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자신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용이나 어린이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그림을 도자기 표면에 그려넣는 식이다.

1980년대부터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현대미술가로 활동해 온 그는 회화와 사진작품도 적지 않지만 최근 도자기로 명성을 얻었다. 심사대상에 올랐던 최근작 '당신의 아이를 찾았어요'는 어머니가 갱들에게 잡혀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림을 그려넣은 도자기다. 페리는 이날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갤러리에서 열린 시상식에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의 그림이 그려진 화사한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참석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나의 가장 큰 후원자인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는 정신치료 전문가다.

런던=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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