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로 뭉쳤더니 … 삼성생명 먼저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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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자 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승리한 삼성생명 선수들이 33득점을 올린 로렌 젝슨(右)에게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사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임했습니다. 지금도 약간 얼떨떨합니다."(정덕화 삼성생명 감독)

"우린 절대 마음 못 비워요. 얼마나 힘들게 올라왔는데. 꼭 우승해야죠."(삼성생명 변연하)

'마음을 비운' 감독과 '오기로 뭉친' 선수들이 값진 승리를 만들어 냈다.

정규 리그 3위인 용인 삼성생명이 29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2007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정규 리그 챔피언 안산 신한은행을 73-69로 꺾고 먼저 웃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과 혈전을 치른 뒤 이틀 만에 다시 경기에 나선 삼성생명은 1쿼터에서만 신한은행 맥윌리암스(36득점)에게 16점을 헌납하며 20-26으로 뒤졌다. 일방적으로 기울 뻔한 흐름을 잡아준 선수는 센터 로렌 잭슨(33득점.11리바운드.4가로채기)이었다. 잭슨은 2쿼터에만 17점을 넣으며 전반전 39-37 역전을 이끌어 냈다.

이후 4쿼터 막판까지 시소 게임이 계속됐다. 51-53으로 뒤진 상태에서 4쿼터를 시작한 신한은행은 하은주(2m2cm.10득점)의 골밑슛 등으로 연속 8득점, 순식간에 59-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하은주의 연속 3초룰 위반이 분위기를 다시 삼성생명 쪽으로 넘겨줬다.

변연하(18득점.3점슛 3개)의 외곽슛과 포인트가드 김세롱(11득점)까지 득점에 가세한 삼성생명은 재역전에 성공했고, 종료 1분30여 초를 남기고 잭슨의 자유투로 68-64로 앞서 나갔다. 신한은행이 70-69까지 추격한 종료 10초 전 박정은이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3점 차로 벌렸다.

이영주 신한은행 감독은 마지막 작전타임을 걸어 맥윌리암스 또는 정선민에게 3점슛을 쏘도록 했다. 하지만 정선민이 오른쪽 사이드에서 쏜 슛은 림을 맞고 튕겨나갔다.

확률 높은 골밑을 집중 공략한 신한은행은 어시스트(21개)가 삼성생명(12개)보다 2배 가까이 많았지만 외곽슛(3점슛 2개)이 터져주지 않았다. 2차전은 31일 삼성생명의 홈인 용인에서 열린다.

안산=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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