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환경 어떻게 변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불황의 터널」 벗어나 완만한 상승세 탄다/국제유가·원자재값 안정지속/소 정세변화가 걸림돌 작용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1%포인트 높아지면 우리의 수출은 대략 2.5∼3% 늘어날 요인이 생긴다는 것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다.
또 지난해 우리의 총수출중 지역별 수출 비중은 대미 26%,대일 18%,대EC 14%,대북방 3% 등이었다.
수출이 우리의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은 각 시기에 따라 큰 차이가 있지만 88년에는 46%나 되었고,90년에는 23%였다가 지난해에는 다시 높아져 적어도 30%를 웃돌 것이라는게 한은의 추산이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우리경제에 대한 환경요인을 염두에 두고 주요 연구기관들의 올해 세계경제 전망을 살펴볼때 올해 우리 경제의 외생적 요인은 「특수」를 기대할 것까지는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더 밝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세계 경제 전체의 성장이 비록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지는 못하겠지만 「전후최악」이었던 지난해의 상황에서 일단 벗어난다는 것이 공통된 전망이다.
또 그같은 세계경제의 회복에 시동을 거는 「기관차」는 일본이나 유럽의 경제가 아니라 우리의 주된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라는데도 모든 연구기관의 시각이 일치하고 있다.
수출물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교역량 증가율이 올해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리에게는 희망적인 것이다. 세계교역량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2%다.
이밖에 2차적인 요인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경제가 걸프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타리라는 것도 우리에겐 긍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쟁국들을 포함한 개도국들이 올해도 여전히 높은 성장을 유지할 것이고,또 중남미 국가들의 부상도 올해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우리 경제의 경쟁적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경제에 항상 중요한 변수가 되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은 올해 지난해 수준에 머무르거나 소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소련의 급속한 정세변화등은 내년에도 여전히 세계경제회복의 불확실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또한 공통된 시각이다.
▷세계 경제◁
지난해의 세계 경제가 깊은 불황의 골을 일단 지났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세계경제 전체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IMF(국제통화기금)는 2차대전후 가장 낮은 0.9%로 보았었고,미국의 연구기관인 WEFA(와튼경제연구소)는 심지어 전후 최초의 마이너스성장(마이너스 0.1%)을 예상했었다.
세계 경제의 이같은 「바닥권」에 대비한 올해의 성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지리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예상이지만 어쨌든 세계경제가 더이상 불황의 늪속으로 빠져들지 않고 올해부터 회복세로 들어서리라는 것은 희망적인 전망이 아닐 수 없다.
WEFA는 세계 교역량 증가율(수출 물량기준)이 지난해의 2.5%에서 올해 5.6%로 늘 것이며 특히 이중 공산품 수출 물량의 증가율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6.7%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WEFA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전체의 실질성장률은 2.4%,IMF가 예상한 세계경제의 실질성장률도 이와 비슷한 2.3%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경제전망도 같은 기조여서 전체 OECD국가의 실질성장은 지난해의 1.1%에서 올해 2.2%로,세계 전체의 교역량 증가율은 지난해의 3.3%에서 5.7%로 늘 것이라고 전망됐다.
▷미국◁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경험했으나(IMF 마이너스 0.3%,WEFA 마이너스 0.2%,OECD 마이너스 0.5%) 지난해 3·4분기를 바닥으로 긴 불황의 터널을 탈출,올해 최소한 2%이상의 실질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OECD 2.2%,WEFA 3.6%,노무라연구소 1.8%).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이 경기 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며,지난해의 금리인하로 현재 미국의 재할인율은 28년만에 가장 낮은 3.5%수준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의 회복은 수입수요를 다시 부추겨 올해의 경상수지 적자를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시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WEFA 7백40억달러,OECD 5백60억달러,IMF 9백20억달러,후지연구소 8백80억달러).
▷일본◁
지난해 중반부터 거품경제의 영향등으로 헤이세이 경기가 퇴조하기 시작한 것이 올해에도 지속돼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나 경상수지 흑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또 하반기 이후에는 다시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WEFA는 3.2% 성장에 6백50억달러 흑자,OECD는 2.4% 성장에 8백20억달러 흑자를 예상하고 있는 반면 노무라연구소는 3.2%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4백90억달러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독일등 유럽◁
통일의 부담으로 독일경제는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해 성장률은 더욱 후퇴하고(OECD 1.8% 예측) 경상수지도 적자(OECD 1백40억달러 예상)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유럽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좋아져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줄어들고 성장률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김수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