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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는 세계를 재창조했다”/각국서 업적 평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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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역사속에 명예로운 자리 보장해야
○…2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의 사임소식을 보도한 세계언론들은 그가 20세기의 위대한 인물로 세계사적 업적을 남겼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워싱턴포스트는 『글라스노스트(개방)를 통해 소련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선 세계를 재창조했다』고 찬양했으며 영국타임스는 『그가 받은 존경과 찬양은 윈스턴 처칠경에 비길만 하다』고 논평.
한편 구소련언론들은 『20세기의 가장 탁월한 개혁가』(네자비시마야 가제타)등으로 찬양하면서도 『우리에게 언론과 사고의 자유를 준 것은 페레스트로이카였다. 그러나 많은 희망을 주었다가 빼앗아간 것도 페레스트로이카』(모스코브스카야 프라우다)등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을 불가피한 것으로 논평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25일 TV연설을 통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헌신과 지혜·비전·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그의 정책은 『러시아를 비롯,다른 공화국 국민들이 수십년간 지속돼온 압제를 떨쳐 버리고 자유의 기반을 구축케 했다』면서 『그의 유산은 그에게 역사속에 명예로운 자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치하.
부시 대통령은 이어 『구소련공화국들의 자유를 위한 새로운 선택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전환기의 불안정·혼란 가능성에도 불구,핵무기를 세심하게 통제해준데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마가릿 대처 전영국총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동유럽에 자유를 회복시키고 소련국민에게 인간적인 정치적 자유를 가져다준 위대한 인물』이라고 찬양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미대통령도 『세계를 분단시키고 소련 국민들을 노예로 만든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 그에게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감사해야 할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으며 브라이언 멀로니 캐나다총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현대의 가장 위대한 개혁가중 한사람』이라고 평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발표 이후 러시아등 구소련공화국에 대한 각국의 승인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25일 부시 대통령의 TV연설을 통해 승인을 발표했으며 26일에는 동독·호주·인도·파키스탄 등이 구소련공화국들 승인사실을 공표.
○…일본 정부와 재계지도자들은 연방해체에 따른 구소련의 정치불안과 핵무기의 장래에 관해 우려를 표명.
일외무성 한 관리는 그루지야공화국 내전을 지적,구소연방내 정치안정이 회복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냈으며 경단련등 경제단체장들도 구소련의 안정이 최우선 관심사라고 언급.
한편 한 방위청관계자는 3만여개 핵무기의 장래에 관해 우려,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자신의 핵정책을 밝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사임 하루뒤인 26일 모스크바시내 옥차브리스카야호텔에서 내·외신기자들과 가진 고별만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저는 정치』라고 밝혀 정치에서 완전히 손뗄 생각이 없음을 재차 천명.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최근 몇년동안 내게 지나친 악의를 보여주지 않아 고맙다』고 사의를 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그러나 지친 심신회복에 시간이 필요해 『2주동안 어디론가 잠적할 것』이라고 말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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