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시공 환경미화원 휴게소|급수·난방안돼 "무용지물"|올해도 한겨울 추위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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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시가 올들어 환경미화원의 휴식과 사기향상을 위해 53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4백96개소의 환경미화원휴게소 대부분이 졸속·날림공사로 지어져 수도·전기·온수공급 시설등이 설치돼있지 않거나 작동되지 않아 제구실을 못하고있다.
◇실태=서울시는 올해 68개소의 기존시설을 보수화고 10평안팎의 컨테이너·조립식 건물 4백96개소를 새로 짓는등 11월말까지 4백96개소의 휴게실을 설치보수, 환경미화원들의 탈의·휴식·샤워시설로 이용토록했다.
그러나 서울시청노동조합에 따르면 22개구별로 설치된 휴게실중 1백1곳이 수도시설이 안돼있거나 작동되지않고 있으며 68곳은 전기시설이 없는 상태다.
또 온수기가 설치되 지않은 곳이 75곳, 수도 동파방지 시설이 없는 곳이 1백79곳, 하수시설이 없는 곳이 51곳에 이르고 있으며 온수기가 설치된 곳도 대부분 심야전력공급이 안되거나 고장이 잦아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의 휴게실이 제대로된 난방방식 대신 전기장판·전기난로만을 갖추고 있어 겨울철 난방공간으로서는 부적합 하다는것이 환경미화원 뿐아니라 일선구청직원들의 지적이다.
상당수 휴게실은 작업장에서 거리가 먼곳에 설치돼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도화2동·노고산동휴게실은 1km이상 떨어진 고지대에 설치돼 이용하기 어렵고 상암동휴게실은 무려2km이상 떨어진곳에 있어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원인=휴게실 설치계획은 4월 서울시가 22개 일선 구청에 시달했으나 구체적인 모델과 시공방법등 지침이 없어 구청별로 일정한 기준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추진, 시행착오가 뒤따랐고 11월말까지로 된 공기도 지킬수 없었다.
일선구청에서는 개별적으로 계획을 세워 7월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나 주민반발과 시공미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로구청 청소과 조맹구계장은 『사전에 충분한 지침도 없이 일방적인 공사지시를 받고 공사를 시작해 상·하수도공사와 심야전력 설치등이 예정보다 계속 늦어졌고 난방방법도 제대로 몰라 결과적으로 겨울철이용이 어렵게 됐다』며 『일선실무자들이 이같은 어려운 사정을 상부에 호소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고 말했다.<이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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