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황금시간 어떻게 보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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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국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21일과 23일 방학식을 갖고 45∼46일간의 긴 방학에 들어간다. 방학은 학교에서의 규격화된 생활에서 벗어나 자기시간을 충분히 갖고 평소 모자랐던 과목이나 취미활동·독서·여행등을 통해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을수 있는 소중한 기간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다고 미루거나 너무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보면 아무것도 얻지못하고 허송세월을 하게 되거나 오히려 퇴보의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 고입·대입시험도 끝났고 연말연시가 겹쳐 자칫 들뜨기 쉬운 겨울방학을 알차고 보람있게 활용할수 있는 요령을 알아본다.
◇생활지도=방학기간은 학부모들이 전적으로 자녀들의 교육을 떠맡게된 만큼 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계획을 짜되 지키지도 못할 무리한 계획은 오히려 좌절감만 주게 되므로 자녀들이 꼭할수 있는것, 꼭 하고 싶은것만 세우도록 한다.
방학이라고해서 잠자리에 들고일어나는 시간이나 식사시간등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기본적인 생활습관이 몸에 배지않으면 매사에 절제와 절도가 없게 마련이고 개학후 학교생활에 새롭게 적응해야하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너무 시간에 얽매이게 하지는 말고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는 범위안에서 놀때는 부담없이 즐겁게 놀게해 줄 필요가 있다.
또 그동안 학교공부에 쫓겨 소홀히 했던 예절교육도 부모들의 몫.
서울도곡국교 김일남교사는 『요즘 아이들이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없고 거칠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모들의 과잉보호등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불개기·방청소등은 스스로 하도록해 자립심을 키워주도록 하고 신정이나 설날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가까운 친척을 찾아 웃어른에 대한 예의를 솔선해 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김교사는 말한다.
이와 함께 최근들어 비행학생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내아이가 설마』 라는 생각을 버리고 어떤 친구를 만나는지, 어디서 무얼하고 노는지 관심있게 살피고 대화를 자주 가져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다.
또 이번 전기대 입시에서 합격했다고 해서 마냥 해방감에 빠지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방학기간을 새로운 대학생활에 적응할수 있는 시기로 삼고 독서·음악감상등 그동안 입시공부에 짓눌려 소홀히 했던 교양이나 정서함양에 힘쓰도록 한다.
낙방생을 둔 가정에서는 아이가 너무 오랫동안 패배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마음을 다독거려주고 후기대준비나 전문대 진학·취업등 자신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
◇학습지도=뒤떨어진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할수 있는 기회. 방학이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새로운 현장경험을 쌓는 기간이긴 하지만 학습을 전혀 도외시 할수는 없다.
따라서 국민학생의 경우 최소 하루1시간정도, 중·고교생의 경우 하루1시간30분∼2시간정도의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
광운중 전익배교사는 『무턱대고 자녀 혼자 공부하라고 할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없는 과목과 잘알지 못한 부분을 먼저 정리해 생활계획서에 쓰게 하는등 부모가 자녀들의 학습의욕을 북돋워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교사는 또 『아이들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공부하는 요령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난 학기를 되돌아보며 잘못된 공부방법을 고치는게 중요하다』며 『공책정리를 충실히 못했던 학생들은 방학동안 공책정리하는 연습을 해보는것도 좋다』고 권했다.
또 그동안 시험이 닥쳐서야「벼락치기」공부를 했던 학생들은 이번 기회에 하루1∼2시간씩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교양·취미생촬=YMCA등 각 사회단체 및 각언론사문화센터등에서 방학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내용과 비용등을 고려해 참여시켜 봄직하다.<표참조>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결정할게 아니라 자녀들이 꼭 하고 싶었던 것을 선택하도록해 충분히 의논한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 방학기간중 최소 두세권 정도의 고전이나 명작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감명받았던 점을 부모와 토론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한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밖에도 방학을 이용, 혼자서 시골 친척집을 방문하게 하는등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도록 하는것도 필요하다고 권한다. <정대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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