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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大해부 ② 박근혜] 전략ㆍ전술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 3人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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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권력 지형도’는 시시각각 변해왔다. 특정인에게 오랫동안 권한을 집중시키지 않는 ‘박근혜식 리더십’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들어 박 전 대표는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체제로 캠프를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대선주자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하는 데 따른 조치였다.

새로운 시스템이 가동된 이후 주목받는 사람이 안병훈 캠프 본부장과 최경환 의원, 이병기 당 여의도연구소 고문이다.

1월 캠프의 좌장으로 영입된 안 본부장은 조선일보 부사장 출신이다. 합류를 앞두고 캠프 일각에선 “너무 보수 성향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캠프를 잘 이끈다는 평을 듣는다. 박 전 대표와는 각별한 연고가 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975년 6월 청와대를 출입하게 되면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전 대표를 알게됐다.


(박 전 대표 캠프는 현안이 생기면 안병훈 본부장 주재로 즉석회의를 연다. 왼쪽부터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 구상찬 공보특보, 최경환 의원, 안 본부장, 유정복 의원. 사진=신인섭 기자)

안 본부장은 “대통령이 저도(경남 거제시, 당시에는 진해시)로 휴가를 가면 출입기자들도 동반했는데 거기서 박 전 대표와 배구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박 전 대표 역시 한나라당이 최근 펴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여행지로 저도를 꼽았다.

78년 정치부장으로 임명된 안 본부장은 79년 10ㆍ26을 20여 일 앞두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등으로부터 해임 압력을 받았다. ‘김영삼 의원의 국회 제명을 추진하기 위해 중정 고위 인사가 비밀회의를 가졌다’는 내용의 기사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박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해 인사조치를 막았다.

안 본부장은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캠프에 합류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10년 좌파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며 “지금의 방송 환경이나 좌파의 전략 등을 볼 때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가 돼야 그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만 끝나면 캠프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경제 관료와 신문사 논설위원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역량과 친화력을 두루 인정받아 기획실장으로 발탁됐다. 최 의원과 안 본부장은 현안이 생길 때마다 상의하면서 신속하게 방침을 결정한다.

신동철 공보특보는 “의원들 의견을 모아 대응하던 방식에서 두 사람이 상의해 판단하는 체제로 바뀐 뒤 모든 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공보ㆍ전략을 수시로 상의하는 사람이 이병기 고문이다. 안기부 2차장 출신인 그는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정치특보로 대선을 치렀다.

이 고문 역시 박 전 대표와 인연이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박 전 대표를 위로하기 위해 초청했을 때 청와대 의전수석으로서 박 전 대표를 안내했다. 이 고문은 2004년 3월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 전 대표를 도왔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이 열심히 하는데 국회 활동도 바쁘니까 늘상 할 수가 없다”며 “이분들이 오고 자리가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캠프에서 의원들의 비중은 크다. 중요한 결정은 의원들이 참가한 회의에서 이뤄진다. 박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김무성ㆍ허태열 의원이 캠프의 기류를 좌우한다.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ㆍ유정복 의원은 각각 정책총괄 업무와 비서실장 역할을 한다.

원외에서는 역시 비서실장 출신인 이성헌 전 의원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연이 닿은 인사들도 박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탠다. 남덕우 전 총리와 정수장학회 출신인 김기춘 의원, 현경대 전 의원 등이다. 정책 자문 그룹 중 최외출 영남대 교수는 새마을장학생으로 선발됐었고, 김창경 한양대 교수는 김정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조카다.

기업서 언론서 전략가 '헤드헌팅'

캠프 실무팀은 박 전 대표의 측근과 외부전문가ㆍ선거전략가가 골고루 섞여 있다. 지난해 9월 캠프가 출범할 때부터 터를 닦은 이는 측근들이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당 전략기획단장을 지낸 이정현 공보특보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선동 비서실 부실장이 주축이었다. 두 사람 모두 과거 대선 때 ‘이회창 캠프’에서 선거전략을 짠 경험이 있다. 박 전 대표와는 당 수석 부대변인과 당 대표 부비서실장으로 각각 호흡을 맞췄다. 뒤이어 신동철 공보특보와 장경상 보좌역, 김성완 전 부대변인을 비롯한 당내 ‘선수’들이 합류해 본격적인 캠프 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연설문이 유기적으로 준비되고 지역 방문 일정이 체계적으로 짜여진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해 말부터는 외부 전문가들이 속속 합류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백기승 전 이사와 KBS 사회부장 출신인 김형태 특보, 갤럽 전문위원 출신의 이동욱 특보다. 장성철 보좌역은 “여러 차례 큰 선거를 치러본 정당인과 기업체 실무 경력이 풍부한 인사들이 토론을 통해 전략을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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