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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레몬 마릴린' 141억원에 경매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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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1928~87.사진)이 그린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 '레몬 마릴린'(91×91㎝)이 5월 16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추정가 1500만 달러(약 141억원)에 경매에 부쳐진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레몬 마릴린'은 먼로가 1953년 출연한 영화 '나이아가라'의 포스터를 토대로 워홀이 그린 13장의 초상화 가운데 하나로 62년 워홀의 첫 개인 전시회에서 미국의 개인 수집가에게 250 달러에 판매된 것이다.

첫 구매자가 45년 동안 소장해 온 이 작품은 레몬 색 바탕에 머리카락을 노란색, 치아를 흰색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같은 구도에 채색을 달리한 초상화로 '골드 마릴린' '그레이프 마릴린' '체리 마릴린' '민트 마릴린' '오렌지 마릴린' 등이 있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경매에서 '오렌지 마릴린'이 1620만 달러에 팔렸으며 같은 날 경매에서 마오쩌둥 초상화가 1740만 달러에 판매돼 워홀 작품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크리스티 경매소의 현대미술 전문가인 필라 오도바스는 "현재 이 작품의 추정가격은 1500만 달러 정도"라며 "경매가 이루어지면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의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경매소는 5월 16일 '레몬 마릴린'과 함께 추정가 200만~250만 달러인 워홀의 또 다른 마오쩌둥 초상화와 추정가가 350만~400만 달러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조각상이 있는 정물' 등을 함께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 출신의 워홀은 카네기공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상업디자이너로 활약하다가 화가가 됐다. 62년 시드니에서 열린 '뉴리얼리스트전'에 출품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만화, 신문, 영화배우 브로마이드 등의 한 장면이나 한 컷을 실크스크린으로 캔버스에 전사(轉寫) 확대하는 수법으로 현대 대량소비문화를 찬미하는 동시에 비판해 60년대 미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존재가 됐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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