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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교과서에서 주제 뽑아 과목별 공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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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신입생을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수능 우선 선발'을 확대했지만 논술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중앙포토]

주요 대학들이 최근 2008학년도 입시 전형안을 발표하면서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수능을 등급화해 자격고사로 바꾸겠다던 교육부의 기존 방침과 달리 정시 모집에서 선발 인원의 50%를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 학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말 수능에만 전념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논술 공부의 비중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느냐고 묻는 학생도 줄을 잇는다. 새로 발표된 대학들의 입시 전형 요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논술 전략을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 수능만으로 무조건 대학에 갈 수 있나=2008학년도 대학 입시안이 발표된 뒤 재수 열풍이 불 조짐이다. 대학들이 정시 전형에서 수능의 영역별 등급을 점수화한 성적만으로 합격자를 가리는 '수능 우선 선발제'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내년도 전체 선발 인원의 31%를, 연세대는 16.8%를 수능 성적만으로 뽑는다. 또 성균관대가 24.2%, 이화여대가 22.3%, 중앙대가 24.7%를 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한다.

결과적으로 내신을 준비할 필요 없이 수능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셈이다. 따라서 원치 않는 대학에 진학한 신입생 가운데 재수를 하려는 학생도 느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수능 우선 선발제가 도입되더라도 논술 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대학들이 수능 성적 우수자의 경우 논술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지만 동점자가 나올 경우 논술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웅 유레카논술아카데미 원장은 "최상위권 학과에 몰리는 학생들의 경우 수능 성적이 고루 높아 영역별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도 변별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따라서 연.고대의 수능 우선 선발제는 재수생과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목고 학생이나 재수생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능 성적이 낮은 일반고 학생은 학생부와 수능.논술을 모두 합산하는 일반 전형에 대비해 논술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논술 공부 수능 뒤로 미뤄도 되나=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실장은 "대학 입학 전형안을 보면 전체적으로 수시 모집 선발 인원이 정시를 웃도는 상황"이라며 "논술이 부담된다고 문이 좁은 정시만 고집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논술을 피하려는 재수생이 정시에 몰릴 경우 경쟁이 치열해져 수시로 쉽게 갈 수 있는 대학도 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논술 공부를 수능 뒤로 미루기보다 학기 초부터 대비해 수시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2학기에 몰린 수시에서는 논술 비중이 50%를 넘는 대학이 대다수고, 정시에서도 상위권 대학이 속한 가군과 나군 전형에서 논술 반영 비중이 10~30%로 크게 늘어 논술을 소홀히 취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광명북고 윤영진 (국어) 교사는 "지난해보다 논술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성적 우수자들을 대상으로 3월부터 통합 교과 논술시험 대비반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덕외고 김영민(국어) 교사도 "상위권 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수능 최상위 등급은 기본 조건이어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므로 논술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논술이 부담스럽다고 수능에만 전념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들이 발표한 2008학년도 논술 예시문항과 모의고사에서 확인됐듯이 통합 교과 논술은 준비만 제대로 하면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들이 제시문에 교과 내용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어서 내신과 수능을 짜임새 있게 공부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종운 실장 역시 "지망 대학이 요구하는 사항과 자신의 장단점을 꼼꼼히 분석한 뒤 수능과 논술.내신 준비에 시간을 적절히 안배할 필요가 있다. 학기 초에는 수능.논술.내신 공부 시간 비중을 5대 3대 2 정도로 안배하되 시기별로 비율을 조절할 것"을 권했다. 이해웅 원장은 "내신에 대비하듯 교과서를 무조건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통합 교과 논술을 풀 수 없다"며 "논술에서 자주 나오는 주제를 먼저 뽑은 뒤 과목별로 관련 내용을 현실 상황에 적용하고 반대 입장에서 비판해보는 훈련을 해두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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