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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술교육 낡은 틀에 억매여 있다"|김호길박사 산업기술 인력난 타개 워크습서 지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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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에서 산업기술인력을 키우는데 문제점은 기술인의 수보다는 교육의 질에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정책이 바뀌어야하고 대학인들도 함께 반성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반도유스호스텔에서 최근 열린 산업기술인력난 타개를 위한 워크숍(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에서 포항공대 김호길학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인 양성기관으로서 대학교육의 문제점은 졸업생의 수와 교육의 질에서 사회의 인력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학문만을 위한 대학, 대학만을 위한 대학교육을 해오고 있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장은 『학과의 설치·교과과정·교육내용·교재등에서 기업의 기술변천에 따른 인력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대학운영에 필요한 재정수지 문제를 중심으로, 그리고 기존교수의 편의를 중심으로 대학이 운영되는데서 대학교육의 하향평준화가 이룩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신입생의 자질만이 졸업생의 우열을 정하는 상태로 교육이 획일화되고 기업은 신입생의 학력이 좋은 대학을 곧 일류대학으로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리나라 대학에는 연구가 정착되지 않아서 연구를 필요로하는 대학원교육이 부실하다』고 말하고 『지난 89년의 경우 교육부산하의 대학에서 4천1백여명의 공학계 석·박사를 배출했지만 교육의 질에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학장은 대학에서 기업이 원하는 산업기술인력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획일성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정책이 개선돼야 하며 ▲착실히 발전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사립이라도 국립과 다름없는 지원을 하고 ▲학문과 산업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도 기존교수를 위주로 학생경원파 교과과정을 경직되게 유지·운영하고 있는 대학인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곽병진상임이사는 중소기업의 기술·기능인력의 절대부족으로 일부 생산시설이 늘고 있어 가동률이 떨어지고 또 근로자의 잦은 이동으로 품질·생산성이 떨어지며 신제품개발등이 부진하다고 말했다.
곽이사는 『최근 나타나고있는 근로자의 3D(힘들고 더럽고 위험한일) 기괴현상과 3차산업 발달에 따라 신규인력의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으로의 유입이 저조해 올해에는 기술인력이 지난해에 비해 22%나 줄었고 이직률도 지난해의 29.6%에서 올해조사에서는 35.3%로 높아졌다』며 기술·기능인력 부족현상의 심각성을 강조했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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