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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의학에서 「진단」이란 말은 단순히 병명을 찾아내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질병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의 원인, 진행상황과 어떤 치료를 선택할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이란 말은 이런 기준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실제로 이런 개념으로 진단에 임해야할 병이 바로 전립선염이다. 전립선염의 진단에서 기본적인 것은 전립선을 만져보는 것이다.
숙련된 의사라면 전립선이 부드러운지, 딱딱한지, 누를때 아픈지 등을 가려낼 수 있다. 이때 겸해서 전립선을 가볍게 마사지하면 요도를 통해 전립선액이 나오는데 이를 도말 염색해 현미경으로 보면 염증세포인 백혈구나 세균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중간뇨를 받고나서 전립선을 마사지 한후 다시 받은 소변을 각각 검사해 첫번째 소변은 정상이나 마사지후의 소변에 백혈구나 세균이 존재할 때 전립선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때로는 전림선액이나 마사지후의 소변을 배양해 세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전립선염을 의심하거나 호소하는 환자들중 이런 검사들을 통해 볼 때 양성인 경우보다 음성인 환자가 더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환자들은 세균의 존재에 더 관심을 쏟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병원저병원 돌아다닌 환자의 경우 세균의 존재에 더욱 관심을 갖는데 이는 『전립선염은 성병의 하나다』라는 고정관념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할 것같다.
전문적으로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경우 X-선촬영이나 초음파검사 또는 전산화단층촬영 같은 특수검사를 해보면 전립선에 결석이 숨어 있거나 50대후반에선 전립선비대증이 합병돼 있을때가 많다.
또 환자의 성격이 예민하거나 강박관념의 소유자일수록 질병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전립선염의 진단에서 소홀히 할수 없는 것이 직업의 파악이다. 운전기사,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오래타는 직업, 재봉사등은 전립선 부위의 오랜 압박으로 염증성 변화 뿐만 아니라 전립선·방광·항문주위의 근육이 긴강함으로써 전립선염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때로는 치질이나 치루같은 항문질환도 같은 증상을 유발하므로 세심한 감별이 필요하다.
모름지기 자세한 문진이나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충분히 설명해 주고 이해 시킨후 치료에 임해야 한다.
전립선염의 진단만큼은 어정쩡하게 넘기거나 속단하는 것은 절대 금기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연약한 환자는 혼비백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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