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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공시 있으나마나… 주가급등 답변 대부분 "이유없다" "추후공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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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투자자와 대주주간의 정보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조회공시가 부실한 답변으로 있으나마나한 제도가 되고 있다. 불분명한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대부분 '이유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오는 탓이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주가급등 조회 공시는 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38건)에 달했다. 하지만 이 중 '이유 있다'는 답변은 두 건에 그쳤다. 반면 '이유 없다'는 답변은 38건에 달했고 나머지 34건은 '미확정 사항에 대해 추후 공시하겠다'는 답변이었다. 나머지 2건에 대한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초 '이유 없다'는 공시를 반복했다 뒤늦게 주가 상승 재료를 공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코스닥상장사인 루보는 지난해 10월 1000원대에서 현재 1만9000원대로 5개월 만에 18배나 상승해 그간 주가 급등 이유를 묻는 조회공시 요구를 네 차례나 받았다. 이 회사는 특허 취득 공시 외에 '이유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다가 지난주 갑자기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경영권 매각 추진 사실을 발표했다.

현행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급격한 시세 변동에 관한 조회공시 답변을 한 후 15일 이내 답변 내용과 다른 사항을 공시할 경우 공시 번복으로 간주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시차 조절 등 얼마든지 규정을 쉽게 피해갈 수 있어 실제로 제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올들어서도 이런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사례는 1건에 불과하며 지난해 역시 1건에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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