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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리서치] 강남 부자들 어떤 명품 좋아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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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이곳에 사는 부자들은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고 어떤 제품을 사용할까? 서울 강남에서도 최고 부자들로 꼽히는 이들의 브랜드 선호도를 통해 국내 명품시장의 추이를 읽는다.


월간중앙과거 미국의 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렌(1857∼1929)은 명품(Prestige) 소비를 ‘잉여의 낭비’라고 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났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명품을 부자들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경원시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에도 명품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반인들의 해외여행이 보편화하고, 인터넷과 해외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소비 형태는 급속도로 국제적 스탠더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베블렌 시대의 ‘물신주의’로 평가받던 명품 소비는 감성적 만족을 꿈꾸는 젊은 연령층들에게 더욱 다가선다. 고급 소비의 증가는 매스티지(masstige·대중적 명품)라는 새로운 명품으로 떠오르는 것이 요즘 세태다. <월간중앙>은 명품 소비의 대중화를 가늠해 보기 위해 1차로 전문가그룹(30명)의 명품 선호도를 조사한 뒤 ‘타워팰리스’ 주민들의 명품 선호도를 조사했다. 지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남녀 104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통적 명품 브랜드와 톱 디자이너의 부티크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그 경합의 현장을 들여다보자. 女 ‘샤넬’ 입고 ‘티파니’로 ‘아우디’ 타고‘W호텔’ 가고파~! 강남의 부자 여성들이 명품 브랜드를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역시 디자인이다. 43%를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품질(27%)과 브랜드(15%)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 주위의 추천이나 입소문을 통한 명품 관련 정보도 7%를 차지했다. 여성 소비자들은 또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로 60% 이상이 ‘품질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꼽았고, ‘심리적 만족감’도 33%에 달했다. 부자들의 명품 소비가 품질가치보다 감성가치나 사회적 가치를 우선한다는 일반적 시각과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명품 매장에서 대접받는 것을 즐긴다’는 솔직한(?) 의견도 4%나 나왔다.

가장 좋아하는 의류 브랜드는? 패션리더라고 볼 수 있는 강남의 부자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는 샤넬(33%)로 조사됐다. 뒤이어 크리스찬디올·랄프로렌(16%)이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셀린느(각각 7%)가 상위권에 들었다. 이 밖에 버버리·로로피아나·루이비통·살바토로 페라가모·에르메스 등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로 꼽혔다. 1차 전문가그룹 조사에서 ①샤넬 ②로로피아나 ③아르마니 ④크리스찬디올 ⑤버버리 ⑥셀린느 ⑦랄프로렌 등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뽑힌 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다. 샤넬과 크리스찬디올은 여성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전 세계인이 선호하는 전통적인 인기 명품. 하지만 미국 브랜드인 랄프로렌이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의외의 결과다. 이러한 미국 브랜드 선호 추세는 미국유학과 미국여행이 꾸준히 늘면서 친밀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로로피아나는 전문가그룹과에서와 달리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아직은 일부 마니아 층에서 제한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임이 증명됐다. 패션 브랜드 가운데 여성들이 많이 입는 블라우스로는 샤넬(22%)과 셀린느(20%)가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나눠 가졌다. 그 뒤를 아르마니(11%)와 랄프로렌(9%)이 차지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이탈리아 밀라노컬렉션의 대표 디자이너인 발렌티노(4%)의 약진. 그밖에 하위권이지만 국산 브랜드 마인(Mine·2%)이 순위 안에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재킷(외투) 브랜드 중에서는 치열한 경합 끝에 버버리(18%)가 1위에 올랐고, 셀린느(14%)와 샤넬·아르마니(각각 10%)가 그 뒤를 따랐다. 그 밖에 크리스찬디올(8%)과 막스마라·돌체앤가바나·겐조·랄프로렌(각각 4%)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순위권에 들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속옷은? 목도리 브랜드로는 버버리(43%)가 압도적 차이로 인기를 누렸다. 뒤이어 크리스찬디올(12%)·아르마니(9%)·펜디(7%)가 뽑혔다. 특히 버버리는 단순한 버버리 체크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스타일의 버버리 프로섬이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벨트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여성 패션 아이템 중에서는 대표적 저관여 상품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이번 조사에서도 특정 브랜드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그 가운데도 버버리(19%)·크리스찬디올(14%)·셀린느(11%)가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고, 페라가모·샤넬·아르마니·에르메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성 언더웨어(속옷) 브랜드로는 캘빈클라인(CK·34%)이 강남 소비자들의 애용품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빅토리아시크릿(29%)·트라이엄프(19%)가 상위권에 들었다. CK·빅토리아시크릿은 특히 젊은층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나타났고, 바바라(8%)·라팔라(5%)는 명품 브랜드 가운데서도 30대 이후 연령층에서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 언더웨어 브랜드에 대한 전문가그룹 조사에서는 ①CK ②빅토리아시크릿 ③바바라 ④라펠라 ⑤트라이엄프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강남 소비자들과 비슷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언더웨어 브랜드의 국적도 천차만별이다. CK·빅토리아시크릿은 미국 브랜드, 바바라는 프랑스, 라펠라는 이탈리아, 트라이엄프는 독일 브랜드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라펠라는 <위기의 주부들>에서 붉은색 고가 속옷으로 등장해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 가운데는 일본 브랜드인 와코루, 미국 브랜드인 DKNY도 선호하는 브랜드로 언급됐다.

가장 좋아하는 구두는? 강남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두로는 페라가모(31%)가 꼽혔다. 페라가모의 뒤를 이어 발리(19%)·구찌(16%)·샤넬(12%)·지미추(11%) 등이 선호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문가 조사에서 ①페라가모 ②구찌 ③지미추 ④샤넬 ⑤마놀로블라닉 ⑥크리스찬디올 ⑦발리 순으로 나타난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강남 소비자들과 전문가그룹 조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지미추·마놀로블라닉 등 새로운 디자이너 브랜드의 선방이다. 이들 브랜드가 크리스찬디올 같은 전통적 브랜드를 제친 것이다. “펜디 핸드백이니 시계니 다 가져가도 좋지만, 제발 마놀로블라닉 구두는 가져가지 말아요.” 마놀로블라닉은 뉴요커들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가 집 안에 든 강도한테 한 이 대사 한마디로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된 신흥 명품. 국내에 들어온 지 2년이 채 안 됐지만 전통적 인기 브랜드들을 제치고 인기 브랜드로 떠올랐다. 지미추 또한 과거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수제화를 제작했던 말레이시아 출신 구두 디자이너 지미추가 만든 브랜드로, 같은 드라마를 통해 일약 유명세를 탔다. 이러한 신흥 명품들의 약진은 전통적 명품들이 대중화하면서 패션리더들 사이에 더욱 차별화되고 희소성이 강한 톱 디자이너들의 부티크 브랜드를 즐기려는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지갑 가운데는 루이비통이 1위, 구찌·프라다가 근소한 차이로 2∼3위를 나눠 가졌다. 그 뒤를 에르메스·페라가모가 따랐다. 기타 브랜드로는 러브캣·카르티에·코치 등이 언급됐는데, 이 가운데 러브캣은 20대 연령층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저가 최신 브랜드로 상류층으로까지 인지도를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구두와 함께 여성들의 멋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핸드백은 루이비통(33%)이 최고 인기 브랜드로 뽑혔다. 구두 브랜드 순위에서는 소비자들과 명품 전문가그룹의 선호도가 상당부분 일치한다. 샤넬(16%)이 2위, 구찌(14%)가 3위를 차지했고, 마크제이콥스(9%)·에르메스(8%)가 그 뒤를 따랐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루이비통에 이어 ②에르메스 ③샤넬 ④구찌 ⑤셀린느 ⑥마크제이콥스 ⑦토즈가 순위에 들었다. 강남 소비자 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루이비통의 수석디자이너인 마크제이콥스가 에르메스 브랜드를 제친 부분. 전통적 명품 브랜드보다 세련된 뉴욕 스타일을 쫓는 톱 디자이너의 부티크 브랜드를 선호하는 젊은 패션리더들의 소비 경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좋아하는 주얼리는? 강남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쓰는 화장품은 무엇일까? 명품 브랜드 가운데 샤넬(23%)과 시슬리(21%)가 간발의 차이로 1,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그룹 조사에서는 반대로 시슬리와 샤넬이 1, 2위 자리바꿈을 했다. 크리스찬디올과 SKⅡ가 3, 4위로 나타났다. SKⅡ는 지난해 중국에서 발암물질 검출 보도로 국내 백화점에서 반품사태가 일었던 브랜드. 하지만 그 뒤로 꾸준히 브랜드력을 회복해 4위에 올랐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태평양)이 라프레리에 이어 6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 그밖에 에스티로더·시세이도 등이 이름을 올렸고, 국내에 런칭 전인 프랑스 브랜드 코달리도 이름을 올렸다. 여성들에게 가장 친근한 아이템으로 꼽히는 주얼리 브랜드 중에서는 강남 소비자와 전문가그룹 공히 티파니(소비자 39%)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르티에(25%)가 그 뒤를 바짝 쫓으며 2위를 차지했고, 불가리(17%)·쇼메(9%)가 그 뒤를 따랐다. ‘반클리프앤아펠(Van Cleef & Arpels)’은 카르티에·불가리·티파니·쇼메와 함께 세계 5대 보석 브랜드로 꼽히지만, 국내 진출이 늦은 탓에 인지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7%). 기타 브랜드로는 크리스찬디올과 크리스탈 브랜드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귀고리와 목걸이 브랜드는 티파니가 각각 33%, 40%의 지지율을 받으며 최고 브랜드로 꼽혔다. 여성 시계는 카르티에(40%)가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뽑혔고, 이어 롤렉스(22%)·피아제(19%)가 상위권에 올랐다. 바쉐론콘스탄틴(6%)·오메가(4%)가 그 뒤를 따랐고, 아르마니·쇼메 등이 순위에 뽑혔다.

가장 좋아하는 호텔과 자동차는? 강남 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백화점은 근소한 차이로 현대·신세계·갤러리아가 상위권에 올랐다. 압구정동·청담동에서 기존의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지키고 있는 현대·갤러리아와 강남점 오픈을 통해 명품 이미지를 가속화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에 비해 롯데의 도곡점과 잠실점은 강남 소비자에게 그다지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결과다. 선호하는 호텔로는 W호텔서울(26%)이 1위를 차지했고,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22%)이 근소한 차이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국내 최초로 6성급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칭으로 오픈한 W호텔서울의 고급 이미지가 소비자의 마음에는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2위에 오른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은 명성과 방문율이 정비례해 W호텔과 대조를 이룬다. 그밖에 강남 아미가와 2005년 리뉴얼한 임패리얼팰리스호텔이 상위권에 올랐다. 강남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브랜드로는 예상했던 대로 고급 외제차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소비자 조사에서는 BMW·폴크스바겐이 최고 인기 차종으로 뽑혔다(각각 22%). 뒤이어 간발의 차로 벤츠·아우디(19%)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이와 다르게 전문가그룹 조사에서는 ①벤츠 ②BMW ③아우디 ④포르셰 ⑤폴크스바겐 ⑥렉서스 순으로 나왔다. 강남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렉서스의 인기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의외의 결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차종인 폴크스바겐·아우디 같은 젊은 감각의 이미지를 지닌 자동차의 선전이 인상적이다. 그 밖의 차종으로는 볼보·벤틀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강남 여성들이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로는 프랑스 파리(19%)·몰디브(18%)·이탈리아(17%)가 근소한 차이로 1∼3위를 차지했다. 동남아 여행이 일반화하면서 부자들은 유럽이나 인도양의 몰디브 등으로 해외여행도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좋아하는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실생활에서 가장 친숙한 생활용품인 휴대전화는 삼성 애니콜이 56%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최고 브랜드임을 증명했다. 그 뒤를 스카이(21%)·모토롤라(14%)가 따르고 있다. 삼성은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명품,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확실한 우위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차별화에 주력해 온 스카이의 분전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일반 가전제품에서도 삼성은 단연 1위(55%)로 나타났다. 그 뒤를 소니(19%)·LG(16%)가 따랐다. 오디오와 홈시어터·전화기 등에서 최고 명품으로 손꼽히는 B&O는 전문가그룹 조사에서 3위에 올랐지만, 일반 가전제품 카테고리에서는 4위(7%)를 나타냈다. 그밖에 부트크코나코 등 강남 최고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빌트인’으로 자리 잡은 밀레는 비교적 낮은 인지도(3%)를 나타냈다. 디지털 카메라는 캐논과 니콘이 최강 브랜드로 공동 1위에 올랐고, 뒤이어 소니가 3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올림푸스를 제치고 4위에 올라 최근 디지털 카메라에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컨버전스 전략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男 ‘아르마니’ 멋 내고‘페라가모’ 신고‘BMW’ 몰고‘발렌타인’ 즐긴다 강남의 부자 남성들이 브랜드를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소비자 조사에서는 디자인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는 대답이 5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뒤를 브랜드(24%)·품질(15%)이 차지했다. 패션리더들은 남녀 모두 디자인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응답했지만, 특이한 대목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품질보다 브랜드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입소문’ 등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여성 소비자들에 비해 남성들의 경우 묻지마 소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63%가 ‘품질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꼽았고, ‘심리적 만족감’(29%)이 뒤를 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양복 정장은? 강남의 최고 부자 남성들이 즐겨 입는 양복 정장은 조르지오아르마니(46%)로 조사됐다. 그 뒤를 제냐(18%)와 휴고보스(12%)가 따랐다. 전문가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브리오니는 소비자 조사에서 버버리(12%)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탈리아 최고 명품 신사복으로 영화 <007>에서 피어스 브로스넌이 입고 나와 더욱 유명해진 브리오니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나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적 명사들이 즐겨 입는 정장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아르마니는 명품 가운데 대중적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제냐는 2003년부터 청담동을 중심으로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진 브랜드. 아르마니에 비해 20∼30% 고가여서 유명세에 비해 대중화가 더딘 편이다. 그밖에 국내에서는 생소한 던힐과 국내 브랜드인 타임 옴므도 이름을 올렸다. 셔츠 브랜드에서도 아르마니의 인기는 최고로 나타났다(34%). 이어 제냐·휴고보스가 뒤를 따랐고 맞춤 셔츠를 즐겨입는 이들도 5%로 나타났다. 재킷 브랜드 역시 아르마니(35%)가 가장 인기를 끌었고, 뒤이어 제냐(17%)·버버리(11%)가 상위에 올랐다. 특히 셔츠나 재킷 브랜드는 다양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도리 브랜드에서는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버버리가 41%로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이어 아르마니(28%)·제냐(9%)가 뒤를 이었고, 에르메스·페라가모·구찌 등 잘 알려진 명품들이 많이 이름을 올렸다. 남성 패션의 마침표에 해당하는 넥타이에서도 아르마니의 강세는 이어졌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①구찌 ②에르메스 ③아르마니 ④제냐 ⑤베르사체 등의 순이었지만, 소비자 조사에서는 아르마니가 1위(24%)를 기록한 데 이어 근소한 차이로 구찌(21%)·에르메스(19%)가 뒤를 따랐다. 베르사체(15%)·제냐(13%)도 5위 권에 포함됐다. 특히 구찌와 에르메스가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넥타이가 보통 여성의 선물 아이템이라는 점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벨트 브랜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찌·아르마니·페라가모 등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가 공동 1위(각각 22%). 이어 던힐·제냐·에르메스가 각각 5%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강남의 부자 남성들의 패션 선호도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아르마니 브랜드의 초강세. 남성 정장을 비롯해 셔츠·재킷·벨트 등 토털패션 분야에서 아르마니가 1위를 휩쓰는 강력한 브랜드력을 발휘한 것이다. 30년이라는 짧은 브랜드 역사가 무색하게 아르마니는 한국의 남성패션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좋아하는 구두는? 남성들이 좋아하는 시계 브랜드는 전통의 롤렉스가 41%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불가리(29%)가 2위, 프랭크뮐러(14%)가 3위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카르티에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나타난 데 비해 남성은 보석 브랜드보다 정통 시계 브랜드를 최고로 꼽아 남녀 간 취향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패션의 완성’으로 통하는 구두 브랜드 가운데는 페라가모(32%)가 단연 인기를 끌었다. 그 뒤를 발리(22%)·구찌(20%)·프라다(18%)가 이었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구찌와 발리의 순위가 뒤바뀌어 나타났다. 그밖에 쟝프랑코페레와 A. 테스토니·닥스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위스 명품 구두인 발리가 구찌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구두 전문 브랜드로서의 유명세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류가방 브랜드는 루이비통이 40%라는 압도적 인기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여행용 가방에서 강세를 보이는 샘소나이트(22%)가 2위를 차지했고, 구찌·몽블랑(각각 15%)이 공동 3위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전문가그룹 조사 순위 ①루이비통 ②구찌 ③코치 ④몽블랑 ⑤샘소나이트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가방 전문 브랜드인 샘소나이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볼 때, 남성 소비자들은 여성들에 비해 명품의 기능을 많이 고려한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만년필 등 각종 필기구와 지갑·명함지갑 등 소품류에서 가방·향수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몽블랑의 선전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성 지갑 브랜드로는 루이비통(40%)에 이어 페라가모(25%)·구찌(21%)의 인기가 높았다. 미국의 대표적 매스티지 브랜드로 꼽히는 코치(6%)가 에르메스(4%)를 제치고 4위에 오른 것은 특히 눈에 띄는 대목. 그밖의 브랜드로는 카르티에·MCM 등이 언급되었다. 남성 품위의 상징인 만년필 브랜드에서는 몽블랑이 44%로 최고 인기를 누렸다. 이어 파카·뒤퐁이 동률(20%)로 2위를 기록했고, 워터맨·파버카스텔이 그 뒤를 이었다. 몽블랑의 선전은 국내에서 고급 스태셔너리 시장이 아직 크지 않고, 그마저 선물용 아이템이 대부분이어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쏠림현상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좋아하는 술은? 강남 부자 남성들은 어떤 자동차를 좋아할까? 소비자와 전문가그룹 모두 BMW가 최고 인기 차종으로 뽑혔다. BMW에 이어 벤츠가 2위, 렉서스가 3위, 아우디가 4위를 차지했다. 1위 자동차 브랜드를 제외하면 여성들이 선호하는 차종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 셈이다. 그밖에 폴크스바겐·인피니티·혼다·벤틀리 등이 언급됐다. 선호하는 호텔에서도 여성과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랜드하얏트(29%)가 1위를 차지했고, 워커힐(27%)이 2위, W호텔과 신라호텔이 공동 3위(14%)로 W호텔서울을 제쳤다. W호텔서울이 남녀 선호도에서 큰 차이가 난 것은 여성들은 ‘가 보고 싶은 호텔’ 쪽에, 남성들은 ‘실제로 찾는 호텔’ 쪽에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 브랜드는 발렌타인(56%)으로 나타났다.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발렌타인에 이어 국산 위스키인 스카치블루가 2위(19%)에 올랐고, 로열살루트가 3위(11%)를 기록했다.

세계적 위스키 소비국으로 정평난 한국에서 위스키시장의 경쟁은 뜨겁다. 하지만 발렌타인이 쉽게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발렌타인 30년의 후광효과가 아닐까 풀이된다. 롯데칠성에서 발렌타인을 벤치마킹해 내놓은 스카치블루가 2위에 랭크된 것은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백화점은 어디일까? 여성들과 달리 신세계가 1위(35%)를 차지했고, 현대(29%)·갤러리아(18%)·롯데(16%)가 뒤를 이었다. 여성들은 백화점 선호도에서 큰 격차가 나지 않은 데 비해 남성의 경우는 신세계와 현대의 선호도가 비교적 두드러지게 높았다. 신세계의 경우 2005년 강남점 오픈 이후 메리어트호텔과의 연계 마케팅과 컨시어지(Concierge)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명품 이미지를 가속화하고 있다. 골프클럽 브랜드 가운데는 나이키(26%)가 1위에 올랐고, 근소한 차이로 테일러메이드(21%)가 2위를 차지했다. 중년층에서 선호하는 혼마(19%)는 3위를 기록했고, 야마하(17%)·캘러웨이(15%)가 뒤를 이었다. 그밖의 선호도 조사 항목에서 강남 부자 남성들은 은행 가운데서는 국민은행을, 신용카드는 삼성카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균_월간중앙 기자 [redkim@joongang.co.kr] * 설문조사 I 더 프레스티지 & co. <월간중앙 3월호>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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