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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자동차도 샌드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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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몽구(사진)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 '샌드위치 위기론'를 제기했다.

그는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주총 영업보고서 인사말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은 내일의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 업체들은 견제 수위를 높여가고 중국 등지의 후발 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 둔화, 글로벌화에 따른 환율 리스크 증대 등 경제 여건 역시 만만치 않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종전과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도 근래 일본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등지의 주요 시장에서 중국산 차의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해외에 30만 대를 팔았다. 올해 수출 목표는 50만 대다.

업계 전문가들은 3년 뒤쯤이면 1만 달러 이하 소형차 분야에서 한국.중국산 차의 경쟁력 격차가 현재 10년에서 2, 3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의 일본 차 견제도 심해졌다. 현대차는 환율 하락으로 지난해 현지 판매가를 10% 정도 올린 데 비해 도요타.혼다는 엔저 호기를 살려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로 인해 수출 주력 차종인 쏘나타는 미국에서 캠리 등 일본 동급 차와의 가격차가 3년 전 20% 하던 것이 지난해 10~15%로 줄었다. 소형차인 베르나는 도요타의 동급 야리스보다 비싸졌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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