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TV『TV문예극장』 M-TV『베스트극장』"높은 작품성" 뿌리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TV드라마 홍수 속에 작품성을 갖춘 일요드라마들이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브라운관을 가득 메운 사랑이나 오락위주의 드라마들 사이를 비집고 제자리를 잡은 이들 작품은 KBS-TV의 『TV문예극장』과 MBC-TV의 『MBC 베스트극장』.
이들 드라마가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대부분 스튜디오를 벗어난 야외촬영에서의 볼거리가 그 하나다. 아울러 흔히 보아온 드라마들과는 달리 한편마다 압축된 새로운 얘기를 안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TV문예극장』은 지난 6월 이 같은 흐름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만취당기』를 시작으로 『벽』『유년의 뜰』『검은 양복』『저 깊푸른 강』『불 항아리』등을 매달 한편씩 일요일 밤에 방송했다.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들 드라마는 문학의 예술성과 TV의 대중성을 접목하려는 시도였고 멜러성이 강한 기존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맛을 풍겼다.
주로 인간의 심성을 표출하는데 역점을 둠으로써 나름의 신선함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제작진의 고충도 엿보인다. 원작을 고르는 작업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과거 문학작품의 영상화로 주목을 받았지만 소재 한계의 벽에 막혀 막을 내려야 했던『TV문학관』(KBS), 『베스트셀러 극장』(MBC)의 전철을 밟을 위험도 없지 않다.
제작진은 소재의 고갈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창작극본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반년 가까운 동안 연출진의 물갈이도 이뤄졌으며 지금은 이유황·김홍종·김충길·김재현 PD등 KBS의 간판급 연출자들로 짜여 있다.
『MBC베스트극장』은 지난 7월 선보인 뒤 매주 한편씩 방송하며 뚜렷한 주제를 위주로 하는 작품성에 오락성을 가미하는 쪽으로 제작돼왔다.
초반에 다소 부진한 감을 주었으나 차츰 작가와 연출자·연기자들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며 수준급 작품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매주 한편씩 찍어대는 작업이 벅찬 점을 감안, 연출진도 시작 당시5∼6명 선에서 현재 8명으로 보강됐다.
김승수·김한영·정인·소원영·김준호 PD에 뒤늦게 이승렬·이은규·이진석 PD가 차례로 가세했고 20명에 이르는 중견·신인작가들의 뒷받침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게 제작책임자의 말이다.
원작과 창작극본을 적절히 섞어온 『MBC베스트극장』은 최근 소재발굴과 신인작가 육성차원에서 극본공모를 통해 기대주들을 상당수 확보, 내년 1월 이후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