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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벤처의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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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2002년 벤처 거품이 꺼진 뒤 처음이다.

1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지난해 벤처 회사에 투자한 돈은 1조231억원에 달했다. 벤처 업계 경기가 좋던 2001년엔 창업투자회사(창투사)의 투자 금액이 2조원을 넘기도 했지만 2002년부터는 연 투자 금액이 7000억~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벤처투자가 늘어난 것은 지난 한 해에만 벤처투자펀드(투자조합)가 60개나 생길 정도로 조합 결성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신규 조합이 2003년에 비하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투자조합의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2002년엔 조합당 평균 모금액이 104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엔 159억원으로 덩치를 불렸다. 이에 힘입어 벤처캐피털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총 9531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이런 상승세가 이어져 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창투사들이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나 벤처 회사에 대한 분석을 정확히 해 투자를 내실화하면서 경영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를 늘린 원인이다. 2003, 2004년 적자에 허덕이던 창투사들이 지난해에는 영업이익(802억원)을 올린 것이다. 2004년 40%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21%로 줄었다. 정보통신.일반제조.엔터테인먼트 업계에만 투자가 몰리던 '쏠림 현상'도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정보통신(40%), 엔터테인먼트(13%) 분야의 투자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엔 생명공학(9%), 환경(4%), 에너지(6%) 관련 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정부는 벤처투자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올해 출자 금액을 늘리기로 했다. 문화관광부.중소기업청.특허청은 3065억원의 모태펀드(정부 예산으로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펀드) 재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이 중 2000억원을 투자조합 결성에 사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137억원을 출자해 45개(1조1980억원 규모)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는 사모투자펀드(PEF)에도 시범적으로 출자할 계획이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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