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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원 석사과정합격 맹인학생 서울시립대 김용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과학기술원 석·박사과정 입시사상 최초로 92년도 신입생모집에서 맹인학생이 합격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92년도 서울시립대 수학과 졸업예정자인 김용수씨(23).
61명이 지원, 15명의 최종합격자 가운데 한사람이 된 김씨는 시험성적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학 평균 성적도 4.5점 만점에 3.5점으로 우수한 편이다.
김씨는 박사과정까지 계속해 학자가 되어 특히 맹인수학교육에 헌신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수학은 다른 분야와 달리 점자 작업이 안돼 있고 컴퓨터활용의 어려움등으로 맹인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돼 있다.
이런 난점때문에 김씨는 수식이 복잡한 분야보다는 개념이 위주가 되는 대수학이나 위상수학을 전공할 예정.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했던 김씨가 완전히 시력을 잃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였다.
김씨는 당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독학,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시절 교재와 수업시간의 강의내용을 녹음해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공부했고 석사과정에 들어가서도 이 방법으로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원 수학과 학과장 김홍오 교수는 『시험결과 그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 입학이 허가된 만큼 개인지도나 그밖의 특별한 배려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는 약간의 의지력과 인내만 있으면 충분히 극복된다고 믿는다』는 김씨는 학교측에 대해서도 『특별한 도움을 원치 않으며, 다만 강의중에 교수님이 말로 설명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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