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 서비스 순위 따져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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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개인금융의 '강자'로 꼽혀온 우리.국민.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후발 주자인 기업은행.농협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회사 온라인서비스 평가 전문회사인 스톡피아가 거래 관련과 속도.편리성 등 5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 결과 기업은행과 농협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4대 시중은행들은 새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인터넷 뱅킹 대책 마련에 나섰다.

◆ 4대 은행 체면 구겼네=스톡피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17개 은행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5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했다. 결과는 개인금융의 절대 강자로 여겨졌던 4대 시중은행들의 완패. 종합점수 기준으로 기업은행은 82.64, 농협은 81.91로 1, 2위였다. 이어 신한.하나.국민.한국씨티 순이었다. 기업은행.농협은 홈페이지를 개편, 다양한 인터넷 전용 상품과 부가서비스를 갖췄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비록 두 은행도 개인금융을 다루고는 있지만 '주전공'이 기업금융, 지방경제 육성 등인 데다 국책은행 성격이 짙은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지방은행은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고,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도 국내은행보다 못한 점수를 받았다. HSBC는 전 평가 부문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종합점수도 37.36에 그쳤다. HSBC 관계자는 "이달 1일 출시한 인터넷 전용 상품인 '다이렉트 뱅킹'서비스가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는 대출.신용카드.외환 등 부가서비스의 편의성을 평가하는 '거래 관련' 부문은 국민은행이 가장 우수한 점수를 얻었다. 인터넷 고객상담.자산관리 등의 혜택을 비교한 '고객지원' 에서는 신한은행이 수위를 차지했으며, 각종 상품.재테크 관련 정보의 유용성을 보는 '정보 제공'은 하나은행이, '자주 쓰는 계좌 기능' 등 시스템의 편리성을 측정하는 '편리성'은 기업은행이 1위였다. 거래 속도 및 인터넷 뱅킹 장애 등을 평가하는 '속도 및 안정성'에서는 전북은행이 최고점을 받았다.

스톡피아 김성훈 팀장은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인터넷 뱅킹 수수료를 내리고, 보안을 강화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어떻게 평가했나=이번 서비스 평가는 총 500여 개의 세부 항목을 마련한 뒤 은행 인터넷 뱅킹 담당자와 자문교수, 평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 분야는 크게 ▶거래 관련(만점 32.83) ▶고객 지원(23.48) ▶정보 제공(8.84) ▶사용 편리성(19.96) ▶속도 및 안정성(14.89) 등 5개 분야다. '서비스 평가등급'은 총점을 기준으로 AAA.AA.A.BB.B.C 등 6개 등급으로 나뉜다. 스톡피아는 1999년부터 분기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시스템을 평가해 오고 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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