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교에서의 폭력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심각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맞는 것이 미국에서는 여러모로 유리할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예전에 필자가 가르치던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남학생들끼리 싸움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유학을 온 한 남학생이 백인 남학생의 코뼈를 부러뜨린 사건이었다. 평소 이 백인 학생이 한국인 남학생을 많이 놀렸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필자가 한국인 교사라 중간에서 좀 난감했고, 미국인 여자 교감도 난처해 했다.교감이 자초지종을 들은 후 학부모에게 잘 이야기 해 사건은 잘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당시 그 교감은"미국에서 맘에 안드는 놈을 손봐주려 할 때, 그 녀석이 앉아있으면 반드시 일으켜 세워놓고 주먹을 날려야 한다고 일러주라"며 필자에게 농담조로 말했다.
백인 학생이 한인 학생을 놀린 뒤 의자에 앉아있는 데 한인 학생이 그에게 주먹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적으로 때린 학생이 잘못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미국 문화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이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다.
유학 와서 생활하다 보면 학생들이 문화 차이로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 학교에서 어떤 태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선생님과 감히 눈을 맞출 수 없어 땅바닥만 보고 있으면 반항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눈을 똑바로 보면서 확실하게 잘못했다고 얘기해야 듣는 사람이 받아들인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미국 학생들이 매우 버릇없고, 건방지게 보이는 경향이 많다. 실제로 그런 면이 있기도 하겠지만, 현실에서 발견되는 모습은 매우 다르다. 어떤 면에서는 절대적으로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유교의 영향으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존경과 순종을 요구하는 면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교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부모라도 학생을 체벌할 수 없다.
순전히 말로 학생을 혼내고 통제하는 방식의 교육이 이뤄진다. 교사라는 지위에 절대로 학생들이 복종하지도 않을뿐더러, 학생이라고 낮춰보고 대하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교육 방식이 미국 교육의 장점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미국 학교에서 학생들을 주로 통제하는 방법은'법칙과 약속'이다. 교사가 수요일 시험을 보겠다고 하면 이변이 없는 한 약속한 날에 시험을 치른다.
많은 학생이 공부를 더해서 금요일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수요일에 떼를 쓰기도 하지만 받아들이는 교사는 거의 없다. 시험을 잘 못 봤다고 한국에서처럼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나무라거나 꾸짖지도 않는다.
그냥 F를 줄뿐이다.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듣고 따르는 큰 이유는 시험성적을 잘 받기 위한 것이다. 교사의 권위 때문인 것이 아니다.
또한 교사가 학생들의 동의를 얻는 주 요인 중 하나는 교사가 얼마나 자신의 약속을 정확하게 이행하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 그 학교의 교장이 많은 조언을 했다. 하루는 학생들이 시간을 더 주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부탁하기에 시험날짜를 연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교장은 필자에게 "교사가 한 약속을 교사가 깨면 학생들이 교사가 한 말에 신뢰와 존경심을 갖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미국의 모든 학교가 같지는 않지만 어릴 적부터 법과 질서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대부분 공통된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성공한다. 미국 학교의 법과 질서에 대한 교육은 학생들을 억압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반대다. 법과 질서를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따르는 학생들이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는다.
이러한 미국문화를 이해하고 조기유학을 떠나는 것이 유학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데 필수적이다.
존 김 카플란센터 코리아 SAT 수학 강사(02-3444-1230,www.kaplan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