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생들 교사되기 꺼린다/서울대/작년 21%만 교단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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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입학생 성적도 갈수록 저하/2세교육에 “적신호”
우리나라 사범계 대학생들이 급격한 질저하를 보이고 있는데다 이들에 대한 교육환경과 교과과정 등에 문제가 많아 국가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사회의 교직에 대한 존경심 실종과 함께 사대생조차 교직희망을 꺼리고 있는가 하면 입학생들의 질적수준도 크게 떨어져 국가 백년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질저하·교직 기피=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펴낸 「91 전국 대학 수험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 인문계열 사대의 경우 88년 입학생의 학력고사 평균점수는 3백점으로 14개 단과대학중 7위였으나 지난해는 학력고사 평균점이 2백89점으로 떨어지며 10위에 머물렀다.
경북대 인문계열 사대는 88년 학력고사 평균 2백63점으로 10개 단과대학중 3위였으나 지난해는 2백40점으로 6위로 밀려났다.
80년대들어 줄곧 1위를 지켜오던 자연계열 사대도 지난해 학력고사 평균점이 88년에 비해 23점이나 떨어진 2백48점으로 12개 단과대학중 4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고려대·한양대·전남대 등 전국 대부분의 국·사립 사대 입학생의 평균점은 88년에 비해 10∼20점씩 떨어졌다.
또 교육부가 밝힌 서울대 사대생의 교직 진출현황을 보면 87년에 42%,88년 40%,지난해에는 21%로 급락했다.
최근 한양대사대 차윤경 교수가 사대생 1백66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의 44%만이 졸업후 교직 진출을 희망했다.
◇문제점=8일 한양대에서 열린 「한국 교사교육의 당면과제와 개선방향」을 주제로한 세미나에서 정진곤 교수(한양대 교육학)는 『현재 중학교 교육과정에 사회교과와 과학교과는 통합교과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사대에서는 일반 사회·역사·지리로 분리된 전공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등 비현실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중등교육 과정과 유리된 사대교육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또 교사교육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교양과목에 대한 비중이 전체 이수학점 1백40∼1백50학점중 40∼50학점으로 비중이 낮은데다 그나마 형식적인 교육에 머물러 전인교육을 시킬 수 있는 교사양성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차윤경 교수는 『전국 37개사대(국립 11,사립 26)의 대부분이 교육과정 자료실·시청각교육실·수업행동 분석실·학습자료제작실·컴퓨터실·어학실습실 등 교사교육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제도적인 사범대 지원체제를 갖추지 않고는 교육의 질적향상을 가져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개선방향=세미나에서 노종희 교수(한양대·교육학)는 질적으로 우수한 교사양성을 위해 ▲사범대학을 중심으로한 교사양성체제 확립 ▲사대교육 과정의 법제화 ▲교과 교육과목 학점의 상향조정 및 담당 전공교수 배치의 의무화 ▲교육실습의 획기적 개선과 부속학교 설치의 의무화 ▲엄정한 교사자격증 발급과 관리 ▲교육청·교사·학부모로 구성된 조정기구를 통한 교사 임용 ▲교사 양성기관 및 학과에 대한 평가인정제 실시 등을 주장했다.
노교수는 특히 현재 4주로 한정된 사대생의 교육실습을 최소한 6∼8주로 늘려 현장교육의 체험을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실습을 꺼리는 일선 중·고등학교와 사대간의 지속적인 관계개선을 위해 당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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