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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각계파/공천지분 “물밑경합”(일요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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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직강화특위 자파끼워넣기 치열/신민련등 홀로서기 힘들어 주류 느긋/신민계/“절대열세” 인식속 일단은 결속 치중/민주계
87년 대선을 겪으면서 다양한 세력으로 곁가지를 뻗은 야권세력을 야권통합의 명분으로 묶어내는데 성공한 민주당이 원내 유일야당으로 자리잡으면서 야당특유의 계보정치 부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세력들은 지구당조직책선정과 공천심사를 앞두고 목소리를 지나치게 높일 경우 당내 화합을 깨뜨린 「공적」으로 몰릴 우려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천지분 확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조직강화특위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대리인을 끼워 넣기 위해 막후 로비를 펼치는등 암중모색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11일 발표될 조직강화특위에는 신민계의 김대표측근중 김원기 사무총장,유준상 정책위의장,권노갑 의원과 평민연의 임채정 당무위원,신민련의 박일 당무위원 등이 내정됐고 민주계에서는 김정길 총무,노무현 대변인,이철 정치연수원장등 범주류 3인방과 민련의 유인태 당무위원,이대표직계의 김성식 당무위원 또는 허탁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에게 미운털이 박힌 정발연과 민주계의 비주류측이 조강특위 구성에서 배제된 것은 유의할 대목이다.
○…김대표의 신민계는 직계외에 평민연·신민련·정발연 등 4개그룹으로 구분되지만 평민연·신민련이 직계보다 더 김대표에게 충성심을 보여 오랜 당료들로부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낸다』고 할 정도의 평판을 얻고 있다.
평민연과 신민련 소속의 거의 대부분은 8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 비판적 지지세력이 주축을 이룬 재야세력으로 각기 88년과 91년에 위기에 몰린 김대표를 조직내에서 지원하기위해 입당해 김대표의 새로운 친위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신민당 탈당까지 운운 했던 정발연이 공천을 의식,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어 신민계는 김대표의 영향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
김대표 주류측은 따라서 『신민계 내부에서는 계보간 다툼은 없을 것』이라며 느긋한 표정인데 내부 교통정리가 숙제.
김원기 총장 유준상 정책의장 조승형 비서실장등 당료파,김대표의 자금관리를 맡고 있는 권노갑 의원,합당협상때 뒷심부름을 한 한광옥 국회노동위원장과 원외의 한화갑 통일국제위부위원장,김옥두 대외협력위부위원장,최재승 보좌관 등이 주축.
88년 2월 13대총선을 앞두고 구편민당에 합류하면서 5대 5의 공천지분을 확보,강력한 위세를 떨쳤던 평민연은 서경원 전의원의 방북사건과 이해찬·이철용 의원의 탈당,이상수 의원의 정발연 가입등으로 당내 비중이 크게 떨어졌으나 문동환 박영숙 박상천 양성우 정상용 박석무 유인학 이찬구 의원등 8명의 현역의원과 이길재 대외협력위원장,임채정 당무위원 등이 여전히 김대표의 직계나 다름없는 우호관계를 견지.
신민련은 지난 4월 궁지에 몰려있던 김대표에게 야권부분통합의 명분을 부여하면서 신민당창당공신으로 자리잡았으나 결집력이 약해 홀로서기에 역부족.
재야출신 대부분이 평민련에 가입했고 이우정 최고위원도,『마음은 같이 하겠다』고 약속,사실상 구정치인인 박일·이원범 당무위원 등만 남은 셈.
정발연은 광역의회선거에서의 야당참패후 세를 얻는듯 했으나 야권의 전격통합으로 당내 민주화와 야권통합이란 당초의 목표를 상실,지리멸렬한 상태.
정대철·이상수 의원도 「해체」를 예고하고 있고 노승환 김덕규 박실 김득수 김종완 이형배 의원도 재공천에 신경이 쏠려 있다.
조윤형 국회부의장도 김대표에 사과하고 회의 불참때는 사전에 연락하는등 완전히 엎드린 자세.
○…민주계는 구민주당 시절 「8인8색」으로 불릴만큼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으나 신민당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있는 만큼 당분간 이대표를 앞세우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
허탁 김현 의원과 신민당에서 탈당,민주당에 합류한 이교성 의원 등은 취약한 기반탓에 이대표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고 목요상·조순형 최고위원도 이대표와의 정리에 얽혀있다.
그러나 합당공신인 김정길 총무,노무현 대변인,이철 정치연수원장과 장기욱 당기위원장 등은 일단 이대표와 화평을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라도 이대표에게 견제세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어 주류측과 또 다른 입장.
김현규 최고위원,홍사덕 전의원,장석화 의원 등은 이대표와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통합의 대세에 밀려 합당에 동참한 상태여서 동질감은 더욱 떨어지지만 독자세력 형성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합당을 주선한 창당공신인 민련측은 이부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유인태 이강철 임정남 이호웅 최병욱 여익구 고영하씨등 7명의 당무위원을 배출하는등 괄목할만한 세력신장을 보이고 있어 계보로 자리잡는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
민련측은 그러나 현실정치의 경험이 없어 지난달 중하위당직자 인선에서 소외되는등 위기의식을 느껴 지난달 21일 여의도백인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입지확보방안을 논의하는등 암중모색중.
따라서 민주계는 차기총선을 치르면서 계파의 핵분열이 예상되고 있다. 총선결과(살아서 돌아올)의원들이 숫자에 따라 민주당내의 여러 계파들은 이합집산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그럴 경우 ▲김대중 지지세력의 결집 ▲이기택 대표세력 ▲이부영씨의 민련·일부 평민연 인사 및 이철·노무현 의원등 진보그룹의 연합 ▲김현규·홍사덕씨 및 김대중씨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신민계 일부세력의 연대등으로 나누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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