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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긴장성 요실금(1)|출산여성 요도괄약근 약화 소변 저절로 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얼마전 대한비뇨기과학회연차총회에서 많은 젊은 회원들의 지지속에 색다른 강의가 있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비뇨기과학」의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다.
비뇨기과학은 영어(원래는 라틴어)로 「Urology」라 하는데 원뜻은 소변학 또는 소변외과학을 뜻한다.
또 미국의 병원에서는 외과부의 「비뇨생식기외과」로 표기하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민시대의 잔재로 처음에는 피부비뇨기과로 출발했다가 50년대말에 비뇨기과로 독립했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비뇨기과하면 임질·매독같은 화류병이나 치료하고 기껏 포경수술이나 하는 분야로 생각하고 있다.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인식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환자들이 길을 잘못 찾아 안해도될 고생을 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가 중년여성들을 못살게 구는 긴장성 요실금이라는 질병이다.
50대의 C여사는 큰 전자회사 사장부인으로 두자녀가 명문대학에 다니며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부러울것이 없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행복한 여성이다.
그러나 C여사는 남편도 모르는 고민이 있다.
회사 야유회때 마음 같아서는 청바지도 입고 간편한 복장을 하고 싶지만 그게 여의치 않아 늘 정장을 해야하는 사정이 있다. 더구나 여흥프로그램으로 달리기를 하거나 풍선터트리기라도 하게되면 얼른 자리를 피해야만 한다.
더욱 곤란한 것은 젊은 사원들이 몹시 웃기는 장면을 연출해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점이다.
그 이유는 조금 뛰거나 크게 웃기만해도 또는 재채기만해도 소변이 질금질금 자기도 모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산부인과를 찾아 다녔지만 웬만하면 견뎌보라든가, 질성형수술이라도 해보라는 권유를 받지만 그것도 쑥스러워 참고 있다가 어디서 비뇨기과를 찾아가면 나을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필자의 진찰실에 찾아 온 것이다.
이 증세가 긴장성 요실금이다.
C여사는 둘째아이를 낳을때 아이가 4kg을 넘어 무척 난산이었다는 것이다. 주로 난산을 하거나 다산을 하면 요도가 늘어져 요도괄약근(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약화돼 배뇨를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뛰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크게 웃으면 복압이 높아지고 이 압력은 곧바로 방광에 전해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변이 나오게된다.
이런 여성들은 의외로 많다. 특히 50대이상의 주부들은 대부분이 산파나 친정어머니의 손을 빌려 출산을 했으니 더욱 긴장성 요실금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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