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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joins.com] "유머는 대화의 조미료 배우에겐 더 중요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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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드라마 ‘주몽’에서 양정 역을 맡아 열연한 윤동환씨. 그는 평소 머리를 짧게 깎고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주몽'. 그 작품에서 한나라 현토성의 태수 양정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탤런트 윤동환(39.사진)씨는 '공부벌레'다. 그는 "공부는 뭔가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인생 자체가 공부"라고 말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빈말이 아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온 그는 1990년대 초 연기자가 되기 위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그러다 MBC 공채로 탤런트가 돼 '억새바람'이란 드라마로 데뷔했다. 그 뒤 연극 '심바새매'(94).'파우스트'(96),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2000년).'해변의 연인'(2006년) 등에 출연했다.

연기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2003년 프랑스로 날아가 몽펠리에 3대학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 주제는 '영화 속에 나타난 불교 사상'이었다. 이달부터는 동국대 영상영화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에게 지적인 이미지가 묻어나는 게 학문적 열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씨는 2월 초부터 조인스닷컴이 '펀(Fun) 전문가'를 기르기 위해 국내 최초로 마련한 '조인스 아카데미 펀(Fun) 강좌'를 듣고 있다. 펀 강좌는 웃음을 통해 인생을 바꾸고 싶고, 웃음 치료 등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두 달 과정으로 개설된 것이다. 5일 오후 서울 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윤씨를 만났다. 그는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고 왔다.

'펀 강좌'에 수강생으로 참여한 이유를 묻자 그는 "유머 감각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자질이자 커뮤니케이션의 조미료"라며 "특히 배우에게 펀 감각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경기도 안산에 있는 서울예대에서 교양과목 '예술과 대중'을 가르쳐 왔는데 좀 더 재미있게 강의하고 싶어 펀 강의를 듣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펀 감각'이 왜 중요한지를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 사람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려면 펀이 매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펀이 없으면 좋은 강의가 되기 어렵다. 내용도 좋아야 하지만 형식이 그 내용을 규정한다고 본다. 포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둘째, 철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는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윤씨는 "비극이나 드라마가 사람에게 카타르시스를 줘 마음을 정화시켜 주지만 웃음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 카타르시스뿐 아니라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광대놀음은 재미있는 게 최고"라고 강조했다.

조인스 펀 강좌와 관련, "힘 있는 동작과 목소리로 '파워 스팟(교육에 효과를 높이는 강의 진행 기법)'을 가르친 박은규 마음경영연구소 소장의 강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주몽'은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사극이다. 윤씨는 "양정 역을 연기하면서 내 뒤에 불을 뿜는 용이 있다고 생각하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연기했다"며 "악역은 배우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래서 매력적"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 비평을 담은 에세이집을 곧 펴낼 계획이다. 책 제목은 일단 '영화로 인생보기'로 정했다. 대학에서 강의할 때 영화 '매트릭스'를 불교적으로 해석하는 등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는 안목을 길러주고 있다.

그는 "인생의 의미는 배우고 즐기는 것"이라며 "웃음이 행복의 징검다리"라고 말하며 헬멧을 챙겼다.

조인스닷컴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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