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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최대 성지 사우디 메카 초대형 쇼핑센터·호텔 건설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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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사우디의 최대 성지 메카에 들어서고 있는 복합 쇼핑단지 아브라즈 알바이트 조감도.


이슬람 최대 성지로 매년 200만 이상의 무슬림이 순례차 방문하는 종교 도시 메카가 서구식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성지 순례의 최종 목적지인 '하람 성원' 바로 옆에 초대형 쇼핑센터가 들어서는 등 메카가 부동산 개발 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7일 보도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지었다는 하람 성원의 정문 앞에는 스타벅스.맥도널드 등 서구 브랜드의 찻집.음식점이 즐비하다. 성원 바로 앞에는 지난해 말 문을 연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쇼핑센터 '아브라즈 알바이트'가 자리 잡고 있다.

20억 달러를 들여 만든 이 쇼핑센터는 면적이 150만㎡나 되며 카르티에.티파니 등 서구 명품점이 즐비하다.

센터 안에는 대형 놀이동산이 자리 잡고 있으며 밤이면 네온사인이 오색빛을 내뿜는 게 서구 소비 도시를 방불케 한다.

쇼핑센터 옆에는 높이 485m짜리 76층 호텔이 내년 완공 예정으로 한창 건설 중이다.

메카 중심에 솟은 '우마르 산'은 아예 없어진다. 산을 깎아내고 그 자리에 대규모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메카에서 공사가 계획 또는 진행 중인 고층 건물이 130개에 이른다.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돈이 13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 소재 '걸프문제연구소' 알리 알아마드 소장은 "메카가 라스베이거스화하고 있다"며 "성지 메카를 방문한 사람들이 종교적 감동 대신 서구식 빌딩과 쇼핑몰만 본다면 이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이슬람 전통재단' 창립자 이르판 아마드는 "성지 메카의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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