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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이 확실한영업기반/오토바이“총알배달”성업(수도권25시: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서류서 선물까지 척척/남대문∼인천세관 80분이면 전달/모두 영세…사고땐 보상 막연
총면적 1만1천6백91평방m에 인구 1천8백60여만명,전국인구의 42.7%가 몰려사는 수도권이 폭발적인 인구증가·교통난 등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더구나 80년대 들어 불어닥친 국제화 바람은 시민의식·풍속·문화·세태 등을 급속히 변모시키고 있다. 수도권의 오늘의 모습을 조명하는 시리즈『수도권 25시』를 연재한다.
31일 오전 8시30분 서울 사직동 서비스용역회사 (주)코델 사무실.
『따르릉…』 전화벨 소리에 전화접수원 이수경양(22)이 수화기를 든다.
『서울역 앞 S물산 김과장입니다. 급한 화물통관서류를 10시30분이전에 인천세관까지 배달해야 합니다.』
접수가 끝나자마자 오토바이에 오른 배달원 성종수씨(26)가 「총알질주」로 S물산에 도착,서류봉투를 넘겨받은 시각은 8시50분.
영등포를 지나 경인국도 길목인 오류동으로 들어서자 체증은 극에 달하고 차도는 바로 주차장이다.
서있는 차량틈을 요리조리 누비는 곡예운행으로 인천세관에 도착한 것은 10시10분.
이 시간대에 승용차로 서울역에서 인천세관까지 도착하는데는 적어도 3시간30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씨는 1시간20분만에 배달임무를 완수했다.
귀사길,신촌로터리에 이르자 허리에 찬 무선호출기가 『삐삐삐…』울어댄다.
사무실 이양의 호출이다.
공중전화부스에서 다이얼을 돌려 현위치를 알리자 이양은 『여의도 H공업사로 가 서류를 김포공항까지 배달할 것』을 주문한다.
성씨의 오토바이는 오던 길을 돌아 여의도로 달린다.
수도권의 교통체증이 날로 심화되면서 성업중인 「오토바이 속달서비스」현장. 교통체증과는 관계없이 기동성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오토바이배달업은 짭짤한 수익이 보장되는 새업종으로 인기를 끌고있다.
서울시내 2백여 심부름센터중 오토바이를 이용,상업서류·민원서류·백화점의 선물등 각종 소화물을 배달하는 곳은 약70여 업체.
(주)코델은 1백25㏄짜리 오토바이 42대와 배달원 50명을 고용해 일반배달외에 S·L그룹,H증권,D카드회사 등과 정기계약하고 배달업무를 대행하고있다.
정기계약배달일 경우 월평균계약료는 50만∼60만원선. 일반배달료는 택시왕복요금기준 5㎞내외는 3천∼4천원,인천·수원·평택등 시외지역은 2만5천원 선이다. 배달시간은 오전9시∼오후6시까지.
서울 관훈동 중앙용역(대표 정영현)은 5개신문사와 정기계약하고 우편물·서류·보도사진 등을 배달하고 있다.
신문사는 마감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정전회담이 열리거나 잠실경기장에서 각종 스포츠경기가 열릴경우 현장에서 직원이 대기하다 사진기자들로부터 보도사진 필름을 인계받고 광화문·서소문일대 신문사로 배달한다.
『체증이 심할 때 잠실경기장에서 승용차를 이용,광화문까지 도착하는데는 1시간이상 걸리지만 오토바이를 이용할 경우 30분이면 족하다』는 것이 사장 정씨의 설명.
오토바이3대·배달원3명을 고용,배달업을 하고있는 정씨의 월평균수입은 3백만원,직원들의 봉급은 80만원선이다.
자동차부품상이 밀집한 서울장안평 일대는 경일용역(대표 최문석)등 6개 오토바이 배달업체가 성업중.
장안평 부품상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수원·포천·평택등 경기지역 정비업체들이 주요부품이 없을 경우 이를 급송해줄 것을 요구하는 전화주문이 쇄도한다.
오토바이운행이 잦은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이 되고있으나 대부분 용역회사가 오토바이 3∼5대를 갖춘 영세업체들이어서 보험가입을 외면,사고가 났을경우 피해보상이 제대로 안되는게 문제다.
게다가 보험회사들도 올해들어서는 「사고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를 종합보험가입대상에서 제외,이를 해결할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전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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