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 활짝 열린 학교...전교생 영어 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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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재건축단지는 학부모들 수준이 높은 만큼 학교에 대한 요구와 기대도 큰 곳입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배움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구남욱(56) 송전초등학교 교장의 포부는 크다. 시설면에서 최고 수준을 갖춘 만큼 교육면에서도 '국내 최고'가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다.
이를 위해 구 교장이 강조하는 것은 영어 특화교육. "송전 학생이라면 누구나 일정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잘하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전체 학생이 모두 다 수준 이상이 되도록 영어교육의 '일반화'가 제 목표입니다."
구 교장은 원어민교사의 충원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방학을 활용한 자체 영어캠프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영어송반을 특화해 조회 시 교장훈화를 학생이 동시 통역토록 하고,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외국 교사단이 정기적으로 학교 견학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영어를 자주 접하도록 할 겁니다. 어쩔 수 없이 배우는 게 아니라 그냥 놀면서, 생활하면서 영어에 친숙해지는 거죠."
레이크팰리스 단지 중앙에 둥지를 튼 만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 또한 구 교장의 포부다. 이 때문에 송전초교는 설계당시부터 아예 담장을 없앴다. 주민들이 단지를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교정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휴식과 회의공간으로 쓸 수 있는 '학부모실'도 마련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동네사람 모두가 "우리 학교"란 생각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학부모들이 각기 전문분야에서 직접 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명예교사제'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 되는 것이죠."
구 교장은 교사들에게 연일 '친절'과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는 교육'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전 교직원이 명찰을 달도록 했다. '이름을 밝히게 되면 상대방에게 함부로 할 수 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예비소집 때는 구 교장이 피에로 복장을 하고 등장해 어린 학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교직원·학생들이 서로 사랑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최고의 학교를 향한 송전초교와 구 교장의 여정이 이제 막 첫 걸음을 시작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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