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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최측근 이끌고 중국대사관 방문…올해 중국방문 길 닦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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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일 평양 외교단지 내 중국대사관을 찾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로비에서 류샤오밍 대사와 환담하고 있다. 두 사람 사이로 김정일의 최측근 실세로 분류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왼쪽)과 이용철 노동당 제1부부장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있다. 김 위원장은 류 대사 부부가 마련한 식사를 함께했고 대사관 직원들과 사진을 찍었다. [주북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평양시내 모란봉 구역의 중국대사관을 방문했다.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를 비롯해 노동당과 내각.군부의 고위 인사 10여 명을 대동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정월 대보름을 맞아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대사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6년 만에 중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한 것을 놓고 북.중 관계가 다시 밀월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 대사는 김 위원장에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10월 핵실험 등 잇따른 도발에 불쾌감을 드러내왔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동참 속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718호'가 채택되고, 중국이 북한에 들어가는 물자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자 양국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렇지만 지난달 중국이 주재한 6자회담에서 북핵 폐기 합의가 나온 뒤 복원 조짐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이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은 해에는 그의 중국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2000년 3월 대사관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그해 5월 베이징을 방문해 한 달 뒤 치를 남북 정상회담 문제를 중국 지도부와 협의했다. 또 이듬해 1월 중국 방문에 이어 7월에 중국대사관을 들렀다. 따라서 올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대사관에서 전 직원과 함께 사진을 찍고 대사관 내부를 둘러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의 홈페이지(http://kp.china-embassy.org/chn)는 전하고 있다.

방문에는 김기남 비서 외에 외무성의 강석주 제1부상과 김영일 부상, 노동당 내 실세인 이용철 제1부부장과 박경선 부부장이 수행했다. 군부 실세들인 김양건 국방위원회 참사와 대장인 김정각.현철해, 상장 최부일 등이 참석했다. 북한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대사관 측은 김명국 대장과 당 부부장인 노배권.황병서.지재룡이 함께했다고 밝혔다. 최측근과 북한 내 중국통이 총동원된 셈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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