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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한 벌이 차 한 대 값|외제의류 호화극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여성용 원피스 한 벌에 3백60만원, 투피스 한 벌에 3백50만원.
그런가하면 잠옷(여성용)한 벌에 1백20만원이고 이탈리아에서 수입했다는 브레지어와 팬티세트가 32만원.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놀랍기만 한 가격의 옷들이 서울강남을 비롯한 대형유통 가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고가의류는 대부분 국내의 유명 의류제조업체들이 수입해 수입가보다 적게는 2.39배, 많게는 5.l7배나 비싸게 팔고 있어 의류업체가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수입개방 조치이후 외제 고가 의류브랜드의 범람추세를 틈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옷 역시 작품 값 등의 이유를 붙여 1백만∼2백40만원대를 호가하는 것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김순)이 최근 서울에 있는 14개 백화점과 의류전문매장 등 49곳을 대상으로 1천1백64점의 의류 표시가격을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
시민의 모임에 따르면 여성용 투피스의 경우 이탈리아 수입 브랜드인 폰타나 한 벌이 3백50만원, 페레 한 벌은 3백37만원을 호가한 것을 비롯해 1백만원을 넘는 것만도 62점이었다.
그중 한국디자이너의 옷만도 11종류인데 프랑소아즈 투피스는 l백70만원, 이광희·김정아가 각각 1백50만원씩이었다.
원피스 역시 영국브랜드 꼬떼 다주르 한 벌 3백60만원을 비롯, 1백만원이상 고가제품이 37종류였고, 국내브랜드인 김정아씨의 랑유원피스는 1백90만원, 앙드레김은 2백40만원이었다.
이밖에 여성 잠옷류도 최고1백20만원에서부터 30만원을 넘는 것만도 10여류나 됐고 1백만원이상의 재킷도 43점으로 나타나 수입개방 이후 엄청난 고가 외제의류가 범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국내 굴지의 의류회사들에 의한 수입의류 폭리현상도 매우 심해 일본제품인 칸사이 맨 펀 티셔츠는 수입가가 5만3천4백90원인데도 판매가는 5.2배가 넘은 2만7천원, 지방시(프랑스) 티셔츠 한 장은 수입가 5만1천7백60원의 4.3배인 22만4천원이었다.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이처럼 고가 외제브랜드가 서민들이 자주 찾는 백화점 등 대형유통센터에서 광범위하게 판매됨으로써 과소비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석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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