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가족 돕는 게 교화 지름길|20년간 자선 그림전시회 박삼중 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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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0여년간 꾸준히 그림전시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재소자가족·장애인 등 불우이웃을 보살펴온 박삼중 스님(50)이 22일부터 1주일간 서울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이벤트 홀에서 또 자선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한 것으로 동양화·서예 등 1백10여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남농·운보 등 대가와 고 이방자 여사의 작품 등 의미 있는 작품이 많이 나온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박 스님이 지난 1년간 기업강연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직접 사들인 것이다.
박 스님이 불우이웃의 경제적 어려움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20여년 전. 교도소에서 설교중 한 재소자가 뛰어나와 『우리가 진정 참회하기를 원한다면 우리가족부터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박 스님은 가난이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에서 범행한 사람들에게 『참회하라』 『속죄하라』는 설교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를 깨달았다.
재소자가족을 돕는 것이 재범의 악순환을 막고 그들을 범죄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믿게된 그는 이때부터 재소자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가 요즘 돕고 있는 사람은 3백여명. 비용은 그가 지금까지 열어온 30여회의 자선전시회를 통해 대부분 충당했다.
그가 모금방법으로 그림전시회를 선택한 것은 일반적인 자선의 강요가 아니라 받는 사람, 베푸는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만한 대가가 주어져야 따뜻한 마음이 더욱 샘솟듯 솟아나는 법입니다』
박 스님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모인 따뜻한 마음들을 재소자자녀 가장들과 어려운 일반소년·소녀가장에게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너무 어려운 환경 속에 우리 이웃을 방치해 두는 것은 우리 스스로 범죄를 키우는 일』 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작은 사람의 손길 하나가 사회를 밝게 할 수 있는 특효약이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이런 전시회는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희망은 이런 전시회가 더 이상 필요 없어져서 심심해 못살겠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그런 날을 보는 것입니다』 <양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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