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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발전하려면 서로를 잘 알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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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사람들은 아직 중국을 잘 모릅니다. 옛날보다는 양국간 인적교류가 최근 많이 늘었지만 중국은 넓고 깊이가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의 역사와 전통, 특히 중국인들의 행동양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만주 연변에서 태어나 현재는 북경에서 살고있는 한국동포2세 박세오씨(63)는 한중관계의 실질적 발전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해야된다고 강조한다.
북경대학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인민대학 경제학과를 나와 지난 50년 연변방송국에 입사, 1년후 북경방송국으로 옮긴 뒤 89년 북경방송국 동경지국장으로 정년퇴직 할 때까지 40년간 방송인으로 활약했던 박씨는 현재 중국아시아·아프리카발전교류협회 위원으로 중국의 개방과 개혁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자신이 한국동포2세이기 때문에 특히 한중관계개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중국에 사는 한국동포들은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것을 계기로 중국이 한국과 조속히 수교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태환 전 통일원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7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중국에서 접한 한국언론을 통해, 그리고 3년간의 동경생활을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서울에 직접 와서보니 듣던 것보다 국민생활수준이 더 높아 놀랐다』고 했다.
최근의 중국사정에 대해 그는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국민생활면에서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농촌에 가면 아직도 낙후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며 『모든 사회·경제제도가 바뀌어가고 있는 과정이라 성마다 법체제가 다른 등 모든 것이 질서가 잡혀있지 않다』고 지적, 한국인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하고 이해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주에서 온 동포들이 서울 길거리에서 약품을 파는 행위에 대해 『이제는 한국에 와서 장사만 할 것이 아니라 기술을 배워 중국에 돌아가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그는 『이 같은 일이 국가차원에서 계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박씨는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지난 58,60년 중국을 방문해 당시 주은내 중국총리와 회담할 때 통역을 맡았었고 58년 중국방송대표단 일원으로, 62년 중국문화대표단 대표의 한사람으로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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