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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극계 수놓은 대작 『파우스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연극 『파우스트」가 18일부터 호암아트홀 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극단「부활」과 호암아트홀이 2년여의 오랜 산고 끝에 좀처럼 보기 힘든 대작을 무대화해 가을공연 계의 고급관객을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괴테의『파우스트」는 불후의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공연되지 않았기에 더욱 연극 팬들의 조바심을 돋운다. 『파우스트』는 27장으로 구성된 방대한 규모와 난해한 철학적 내용으로 무대화가 힘들어 흔히 「읽는 희곡」(레제드라마·Lesedrama)의 대표작으로 꼽혀왔다.
극단 측은 이같이 무겁고 힘든 작품을 새롭게 다듬고 여러 가지 극적 재미를 가미, 부담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데 주력했다.
우선 『파우스트』 1, 2부 중 상대적으로 극적 재미가 있는 1부만을 무대화한다. 1부는 청순한 영혼의 처녀 그레첸과 파우스트의 사랑을 다뤘으며, 2부는 그레첸의 영혼으로 구제된 파우스트가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뤘다.
극단 측은 특히 선과 악이라는 원초적 인성과 신과 인간·운명 등 극히 내면적인 작품세계를 표현해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연기자를 캐스팅해 주목된다.
주인공 파우스트 박사 역에는 잔잔하고 선한 이미지의 중견 배우 전무송.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에는 강한 성격의 중견 배우 이호재가 출연한다. 두 중견배우는 20여년전『고도를 기다라며』의 명콤비로 유명했던 동갑내기. 오랜만에 같은 무대에서 연기경쟁을 벌인다. 처녀 그레첸 역에는 청순한 이미지의 탤런트 이미연이 캐스팅돼 연극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극단 대표로 연출을 맡은 극작가 이재현씨는 직접 각색을 맡아 작품을 9개의 무대로 축약, 「읽는 희곡」의 재미를 「보는 공연」에서도 살려 내고자 했다.
무대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걸려드는 서재에서 시작, 그레첸과 만나고 사랑하는 중세 분위기의 성과 성당으로 이어지며 그레첸이 신의 구원을 받아 승천하는 감방으로 마무리된다.
이같은 무대는 각종 대형무대에서 실력을 인정 받아온 이태섭씨가 맡아 적잖은 제작비를 투입,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극단 측은 특히 철학적 메시지의 효과적 전달을 위해 음악을 강조했다. 성심여대 김영철 교수 등이 작곡하고 메일콰이어 등 합창단이 노래했다. 11월 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7시30분. 75l -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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