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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의혹 김흥주씨 '형제모임' 검·경·감사원 등 20여 명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흥주(58.구속기소.전 그레이스 백화점 대표)씨가 주도한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형제모임)의 실체가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은 28일 김씨의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브리핑에서 형제모임에는 검찰.감사원.법원.국가정보원.경찰.금융감독원.행정부.서울시 소속 고위 공직자 20여 명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형제모임 소속으로 확인된 20여 명의 공직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검찰은 "모임 회원이라는 것만으로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해당 기관에 경위서를 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96년 7월부터 자신이 전체 회비를 부담하고 맏형으로서 종신 회장을 맡아 형제모임을 주도해 왔고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시도 등 자신의 사업에 이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감사원.국무조정실 간부들=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부적절한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허모(49) 부장검사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허 부장검사는 형제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돈 거래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신에 문제가 있었지만 위법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데다 징계 시효가 끝나 허 부장검사의 사표 제출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감사원 김모(55) 감사위원의 비위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감사위원은 '형제모임'의 핵심 회원으로 활동하며 김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고 한다. 2002년에는 김씨가 경기도 부천시의 상호저축은행에서 대출받는 과정에서 금고 관계자들과 식사자리에 동석하는 등 대출 과정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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