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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술·미 자본 소서 합작/3국 함께 모스크바에 빌딩신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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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삼성건설 내달 착공… 소공사 수주 제1호
소련 모스크바 중심가에 한국기업의 기술과 미국기업의 자본이 결합된 3국합작 최신식 건물이 들어선다.
모스크바시가 추진하는 도심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이 사업은 한국계인 재미교포 황규빈씨(미 텔리비디오사 회장)가 최근 사업허가를 받아 이루어지게 됐다.
모스크바시 중심지역인 오르덴카 40번지에 들어설 이 건물은 황씨의 미 텔리비디오사와 모스크바 시의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오르덴카사가 발주,시공은 한국의 삼성종합건설이 담당한다.
황씨는 모스크바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오르덴카 40번지를 모스크바 시의회로부터 50년동안 장기임대받은 후 사업성사를 위해 지난 4월 모스크바 시의회와 50대 50 비율로 조인트 벤처 오르덴카사를 설립했다.
공사는 금년 11월 착수해 92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총공사비는 6백만∼7백만달러로 공사비 전액은 미국달러로 지불된다.
삼성종합건설이 이번에 소련내 공사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한국건설회사의 소련내 수주 1호 사업을 기록하게 됐다.
삼성종합건설이 이번 수주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독일·이탈리아회사 등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삼성측이 현지인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과 ▲중동등지에서 이미 성가를 높인 한국 건설업에 대한 소련측 이해 ▲소련의 골조기술 우수성을 인정하고 소련 기술과 접목을 꾀한 삼성측의 수주계획 등이 소련측의 호의를 샀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삼성측은 공사착수와 동시에 공사비의 20%를 선수금으로 받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밝히고 이번 공사는 한국시공기술을 소련의 기술과 접목시켜 세계에 과시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은 건물을 순수러시아 고전 건축양식을 살려 완벽한 설계와 빠른 공기로 명물을 탄생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사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삼성측이 담당하며 내부공사에 들어가는 각종 기자재와 국제통신망 설치,엘리베이터등 각종 기기등도 한국산 제품을 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종합건설측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앞으로도 소련의 재개발등 각종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기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미교포 사업가로 70년대 중반부터 미국교포사회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히던 황씨는 이 사업 이외에도 자신의 제2 사업승부를 소련에서 보겠다며 시멘트공장건설,농림부와의 합작투자,소규모 건설회사의 인수,건축사업진출 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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