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한자학습길라잡이] ⑥ 스스로 한자 찾기 - 자전 활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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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자가 질문을 보내왔다.

"왜 한자를 찾는 것은 자전이라고 부르나요? 사전이라고 하면 안 되나요?"

국어 어휘는 사전(辭典)에서 찾는다. 사(辭)는 어휘를 뜻하므로, 사전은 단어에 대해 해설한 책이다. 반면에 자전(字典)의 자(字)는 글자 하나하나를 뜻한다. 그러므로 자전은 한자(漢字) 하나하나의 음과 뜻을 풀이한 책이다. 단어를 찾을 때는 사전, 글자를 찾을 때는 자전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자를 풀이하면서 연관된 단어도 함께 다루면 한자 사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전은 옥편(玉篇)으로도 부른다.

◆부수색인으로 찾아보기=한자를 배울 때는 좀 귀찮더라도 반드시 자전을 활용해야 한다. 자전을 활용해야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한자를 깨우칠 수 있다.

자전에서 한자를 찾는 보편적인 방법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부수로 찾는 방법이다. 자전은 부수별로 한자를 나누어 놓았으며, 같은 부수에 해당하는 한자를 획수 순서대로 배열해 놓았다. 그리고 자전의 맨 앞면과 뒷면에는 부수색인, 즉 부수 찾아보기가 있다. 1획부터 17획에 이르는 214개의 부수가 획수 순으로 정리돼 있다.

먼저 찾으려는 글자의 부수를 알아낸다. 그 다음 그 부수가 몇 페이지에 있는지 부수색인에서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부수를 뺀 나머지 획수를 세어 그 획수에서 찾고자 하는 한자를 찾으면 된다.

◆음을 알고 뜻을 모를 때는=두 번째는 가나다 순으로 찾는 방법이다. 한자의 음은 알겠는데 뜻을 모르는 경우 편리한 방법이다. 자전의 뒷면에는 자음색인(字音索引)이 있다. 여기에는 자전에 실려 있는 모든 한자를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놓았다. 음이 같은 글자는 부수 순서대로 나열돼 있다. 한자 밑에는 그 한자의 해당 페이지를 적어 놓았다. 찾고자 하는 한자의 음을 자음색인에서 찾은 다음, 그 한자의 해당 페이지로 찾아가면 된다.

예를 들어 밀(密)자의 뜻을 알고 싶다고 하자. 그러면 자음색인을 펼쳐 '밀'자를 쓴 난으로 간 다음 密을 찾는다. 密자 밑에 적힌 페이지를 확인해 해당 페이지를 펼치면 된다. 그러면 빽빽하다, 꼼꼼하다, 몰래 등의 뜻을 찾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어느 정도 한자를 깨우친 어린이가 이용하기 좋다.

◆부수도 모르고 음도 모르는 경우는=세 번째는 한자의 획수로 찾는 방법이다. 부수도 모르고, 한자의 음도 모를 경우에 필요하다. 자전의 뒷면에는 총획 색인(總劃索引)이 있다. 자전에 실린 모든 한자를 총획수에 따라 획수가 적은 글자부터 많은 글자 순서대로 늘어놓았다. 획수가 같은 경우는 부수 순으로 배열했다. 찾으려는 한자의 총획을 센 다음 총획 색인으로 찾아간다. 그 한자의 총획 난에서 글자를 찾아 밑에 적힌 페이지로 찾아가면 된다.

예컨대 或자를 찾는다고 하자. 총획수인 8획을 확인한 다음, 총획 색인의 8획 난에서 或자를 찾아 밑에 적힌 페이지로 가면 된다. 그러면 '혹시 혹'이라는 음과 뜻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런데 동일한 획수의 글자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 방법은 품이 많이 든다. 부수를 도대체 종잡을 수 없고, 한자의 음도 모르는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장 좋은 습관은 부수로 찾기=세 가지 가운데 한자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부수로 찾기다. 부수색인을 이용하면 스스로 부수와 획수를 깨우칠 수 있다. 좋은 습관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힘들여 찾을수록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게다가 한자를 찾으면 그 한자와 관련된 한자성어와 한자어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예컨대 밀(密)자를 부수색인으로 찾게 되면, 부수가 집 면()이며 총획수가 11획이라는 사실, 그리고 밀림(密林). 밀실(密室) 등의 관련 어휘까지 배우게 될 것이다.

부수로 글자를 찾을 때 다른 뜻임에도 부수 모양이 똑같은 글자가 있다. 月과 이 그 경우다. <표1 참조> 또 글자 자체가 부수자인 것을 모르고, 엉뚱한 부수에서 찾느라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고(鼓)는 士나 支, 口 어느 부수에서 찾아도 찾을 길이 없다. 이 경우 鼓자 자체가 부수자이기 때문인데, 이를 제 부수라 한다. 획수가 복잡한 부수에서 종종 헷갈린다. 잘못 알기 쉬운 제 부수를 정리해 놓았다. <표2 참조>

박수밀 한국언어문화학회 연구이사·한양대 국문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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