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KLF/외국인 국내주식투자 1호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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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증시 개방전까진 투자 늦출듯
여의도 증시에서 한국기업의 주식을 직접 사는 「외국인 1호」는 어디가 될까.
지난 1일부터 제한적이나마 외국인이 국내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투자 1호에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현재 직접투자가 가능한 후보자들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간 우리기업이 발행한 해외증권을 인수했다가 이를 주식으로 바꿔가지고 있는 6개 외국투자기관.
이들은 아직 보유주식을 단 한주도 팔지 않았으나 이중 영국계 투자펀드인 KLF는 현재 갖고 있는 대우중공업 6만4천여주중 일부를 곧 팔아 그 대금으로 다른 주식을 살 계획으로 있어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투자 1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나머지 전환주식 보유기관들이 당장 주식을 팔아 투자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해외증권을 갖고 있는 외국인은 내년초 주식시장이 개방되기전까지 종목당 발행주식총수의 5%,1인당 2% 범위안에서 종목당 외국인지분(10%)에 관계없이 주식을 살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리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해외증권 보유 외국인들은 전환시점이 됐더라도 쉽사리 국내주식으로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증권의 현지가격이 국내주가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9월말 현재 삼성전자발행 해외증권의 해외 현지가격은 5만5천6백62원인데 반해 국내 삼성전자주식의 거래가는 3만9천3백원으로 1만6천원이상의 격차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당장 이같은 손실을 감수하며 국내주식으로 바꾸려 들지는 않으리란 분석에서다.
따라서 해외증권 전환주식의 매각대금을 통한 국내주식투자 허용은 당장 큰 투자로 이어지진 않고 내년초로 예정된 주식시장 개방의 사전시험단계로 이용될 것이며,이를 통해 외국인들의 투자방법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발행된 국내기업의 해외증권(총20개 기업 9억6천4백만달러)을 전환주식으로 계산하면 모두 2천6백88만9천주에 해당된다.
이중 발행후 1년6개월이 지나 현재 시점에서 당장이라도 주식으로 바꿀수 있는 것은 10개종목 9백44만5천70주(시가로 환산하면 1천8백44억원)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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