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프로그램 중단 땐 미, 이란과 대화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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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란의 핵 개발 강행으로 페르시아만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국무장관은 25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폭스TV 등 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확실히 중단할 경우 이란 외무장관이나 협상대표를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후진 기어를 넣을 필요는 없고 단지 멈추기만 한다면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자세는 이란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의 핵 개발을 후진기어와 브레이크가 없는 기차에 비유하며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우라늄 농축을 강행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이란인도 다른 나라 국민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다원화를 원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란 국민은 유엔이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 국제 금융기관들이 이란을 탈출하고 금융 거래를 중단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 같은 나라가 핵을 보유하는 것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일"이라며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언급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시한(21일)을 무시함에 따라 26일부터 런던에서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회동, 추가 제재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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