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삼성」노장투혼 활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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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구=권오중 기자】벼랑에 몰린 삼성이 2연패 끝에 귀중한 1승을 건져냈다.
삼성은 2일 대구 홈구장에서 벌어진 91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번 이만수의 적시타와 빙그레 내야진의 잇따른 실책에 편승, 3-1로 힘겹게 이겨 기사회생했다.
패신은 방심의 틈을 노리는 것일까.
설욕을 벼르는 삼성과 2연승의 느긋한 빙그레가 맞선 이날경기에서 빙그레는 초반 4회초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진루시키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후속타 불발이 계속되다 5회초 이정훈의 1점짜리 홈런이 터져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이후 방심하다 실책으로 대세를 그르친 것이다.
승부처가 된 6회말 삼성은 선두타자 유중일이 안타로 진루하면서부터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빙그레가 패신의 조롱에 휩싸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옳다.
빙그레는 1사1루에서 삼성 3번 신경식의 중전안타 때 중견수 이정훈이 3루로 뛰는 주자를 향해 빠른 송구를 했으나 3루수 강석천이 뒤로 빠뜨려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이만수의 중전안타 때 포수 김상국이 송구된·볼을 펌블, 2실점하며 2-1로 역전 당했다.
빙그레의 불운은 계속돼 삼성 6번 박승호가 우익수와 1루수 사이의 파울플라이를 날리자 2루수 조양근이 역모션으로 잡아 홈에 악송구하는 바람에 3루에 있던 「느림보」이만수마저 홈인시키는 연속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2패의 배수진을 친 삼성 마운드에 오른 36세의 노장 김성길은 이날 9회초까지 눈물겹게 역투, 6안타 1실점으로 선방해 배수진을 친 팀에 1승을 안겨주는 수훈을 세웠다. 특히 삼성 허규옥은 1회초 1사3루. 위기에서 빙그레 4번 강정길이 때린 안타성 타구를 멋진 수비로 잡아낸 데 이어 2회초 1사2루 위기에서도 빙그레 7번 이중화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10여m 전력질주 끝에 잡아내며 초반 빙그레 공세의 불을 끄는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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