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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증시, 대체로 맑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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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떠나는 개인과 돌아온 외국인', '소리없이 강한 증시'….

3월 증시 전망을 놓고 증권사들의 표현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졌다. 비관론 일색이던 2월 전망치가 대부분 빗나가는 망신을 샀기 때문이다. 하나 둘 씩 나오는 내달 증시 전망의 큰 흐름은 일단 낙관론이 대세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은 크게 두가지로 모아진다. 이 달과 같은 활황장세가 계속 이어질 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와 상관없이 서울 증시가 자력으로 계속 오를 수 있을지 여부다.

◆대체로 맑지만…=강세장을 점치는 메리츠증권은 "3월은 증시 재도약의 시기"라고 26일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높게는 153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지수가 조정을 받아도 1400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다. 이 증권사는 그 근거로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데다 올들어 활황세로 돌아선 일본 증시와 한국이 점점 더 닮아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2월 들어 지수가 급하게 오르긴 했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해외 경기 호조▶외국인 자금 유입 급증▶ 국내 장기투자자 매수 등 강세장이 만들어질 만한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수 역시 최대 153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3월엔 '숨고르기'가 나타날 확률이 크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는 경기나 실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금융과 철강의 주가 재평가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들 종목의 재평가가 전체 업종으로 퍼져갈지 여부가 관건이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사실 서울 증시의 한 축인 정보기술(IT)나 자동차업종을 들여다보면 이들 업종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사실 크지 않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익 투자전략팀장은 "선물만기일 때 청산 가능성이 있는 매수차익 잔고가 4조원이나 된다"며 "이게 얼마나 매도물량으로 쏟아질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자력 상승?=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우리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해외 요인에만 의존한 허약한 기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가 단순한 해외 증시 랠리 '따라 잡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 핵 문제가 타결된 데다 금융.조선.철강으로 정리되는 가치주의 선전과 재평가의 힘이 한데 어우러진 데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다시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아직은 좀 더 많다. 대우증권은 "(상승세를 주도하는)외국인의 지속적인 한국 주식 순매수는 중국 증시 급등으로 한국 증시의 저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국내 증시에 특별한 상승 요인을 찾기 어려운 데도 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중국과 한국 증시의 연결성에서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도 "이 달 들어 중국에선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펀드 자금이 유출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에 흘러들어온 펀드 자금은 지난해 6월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이 시기에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는 것이다. 당분간 시장의 방향은 글로벌 증시나 외국인의 수급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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