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너스를 꿈꾸다

중년의 주부 최모(48)씨의 하루하루는 '우울' 그 자체다.

때이르게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학창시절 교정을 거닐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면 마음은 더욱 초라해진다. 착 달라붙는 옷을 즐겨 입던 당당한 몸매가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듯' 오간데 없어진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선의 '핵'인 가슴이 볼품없이 처질 땐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처녀시절 몸매로 돌아갈 순 없을까." 잘록한 허리와 더불어 S라인의 상징인 가슴때문에 가슴앓이하는 여성이 많다. 비너스의 몸매는 이룰 수 없는 꿈인 걸까?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중년의 가슴에 봄의 생기를…
제법 햇살 머금은 바람이 살랑인다. 파릇파릇 만물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주부의 마음에도 이미 봄이 내려앉았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 정리하노라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고개숙인(?) 가슴 때문이다.

수유는 모성의 시작이자 끝이다. 여성은 사춘기에 유방의 발육이 시작돼 배우자를 만날 즈음 한껏 성적매력을 발산한다. 아이를 낳고 수유가 필요하게 되면 유선조직의 발달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 중년으로 접어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크고 발달한 상태로 유지돼 축 늘어지거나, 급속히 모양이 오그라들어 원래보다 훨씬 작아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이르면 바람은 단순해진다. 가슴이 작으면 확대수술, 크면 축소수술, 축 처진 경우라면 올려주기를 원한다. 젊음·아름다움으로의 회귀…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수술만 기대하면 곤란
과거의 가슴수술은 확대일변도였다. 실리콘을 넣고 풍만하게만 보이도록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현대의 성형술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대상자의 체격조건을 고려, 가슴의 크기를 정한다. 또 유두와 유륜의 모양·위치도 신경쓴다. 비너스의 가슴은 '어울림'이 핵심이다. 맞춤성형이 중요한 이유다.

현대의 유방성형술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과학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다. 외형미 뿐 아니라 삽입된 보형물의 안전·내구성도 깐깐히 따진다. 또 수술로 남게되는 흉터를 최소화해야 하는 심미안을 요구한다.

하지만 수술이 100% 비너스를 보장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이홍주 유방클리닉 이홍주 원장은 "수술만능주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평소 운동과 관리로 자연스러움을 살리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슴성형 수술"이라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ygodot@joongang.co.kr

○이홍주 자문의 약력
- 서울대 의대,의학박사
- 동부제일병원 외과과장
- 현 이홍주 유방클리닉 원장
- 02-582-2009
- www.breast-lee.com

●예쁜 가슴 만들기
한때 미국의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 모델로 유명했던 안나 니콜 스미스는 마약 과다복용으로 숨졌다. 하지만 경찰조사 과정에서 그의 잦은 가슴확대수술이 거론됐다. 수술에 따른 고통을 줄이고자 각종 약물을 복용했던 것이다. 가슴수술 이후 짙게 드리워진 그녀의 그늘이 빚은 비국이었던 것이다.

상처를 내고 가슴을 리모델링 하기 앞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바스트 업' 몸매 만들기 요령을 추천한다. 수술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1. 어깨나 가슴에 자국을 남기는 브래지어는 피해야 한다. 꼭 끼는 브래지어는 가슴을 부자유스럽게 만든다. 피부조직에도 좋지 않다.

2. 운동 중에는 스포츠 전용 브래지어를 착용하는게 좋다. 움직임 때문에 쳐지는 걸 예방할 수 있다.

3. 임신 중에는 가슴이 지속적으로 커진다. 브래지어 사이즈를 때에 맞춰 바꿔줘야 한다. 그래야 가슴의 모양이 유지된다.

4. 뜨거운 목욕을 장시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슴의 지방조직을 느슨하게 해 결국 가슴이 쳐지도록 만든다.

5. 가슴의 좌우 크기가 다르다면 작은 가슴쪽의 팔을 자주 쓰길 권한다. 근육발달이 크기변화에 도움을 준다.

6. 가슴이 작은 여성은 가슴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이 무난하며 이 중에서도 배영이 가슴근육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7. 더불어 이제 가슴이 처음 생기기 시작하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처음부터 잘 맞는 브래지어를 쓰도록 도와줘야 한다. 처음 선택한 브래지어가 가슴의 모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