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습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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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 28세의 주부인데 3개월전부터 손가락끝이 거칠어지면서 엄지손가락 지문이 지워지더니 갈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손가락끝이 가렵다가 집안일을 심하게 하면 갈라진 곳이 아파 불편을 겪는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바셀린을 바르는 것만으로 치료하고 있지만 걱정스럽다.
답 집안일을 많이 하는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의 하나인 주부습진으로 보인다.
주부습진은 물·세제등과의 잦은 접촉으로 피부의 기름기가 부족해 생긴다.
피부는 가장 바깥쪽에 피부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각질층이있는데 정상적인 각질층은 수분을 10∼20% 함유하고 있어 피부표면을 매끈하고 윤기있게 유지시킨다.
각질층 표면에는 또 외부로부터 기름기를 보호하기 위한 지방막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은 피부가 물기·세제에 자주 접촉하게 돼 지방막이 파괴되고 각질층의 구조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가락 표면은 외부와 접촉이 가장 많아 각질층 손상이 많은데 이 상태가 되면 손가락표면에 함유돼 있는 기름기와 수분량이 떨어지면서 건조해지고 거칠어진다.
급성일때는 건조해진 손가락끝이 차츰 얇게 껍질이 벗겨지면서 화끈거리거나 가려움증·발진이 나타난다. 심하면 균열이 생기며 다른 손가락·다른손으로 번지기 시작한다.
만성이 되면 손상된 각질층이 두꺼워지면서 쉴때는 괜찮다가 일만 하면 재발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주부습진이 발생하면 우선 주부들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 물·세제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주부가 집안일을 하지않을수 없으므로 최대한 물·세제와의 접촉 기회를 줄이는 것도 차선책으로 들수 있다.
집안일은 여러번 나눠 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될 수 있는대로 한번에 모아서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주부습진이 만성화되면 각질층이 두꺼워져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조기치료가 필요하다.
우선 수분·기름기를 유지해주는 스테로이드제를 발라 치료한다. 또 물일을 할때는 반드시 땀띠분등을 바르고 면장갑·고무장갑을 차례로 껴 물·세제및 고무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밤에 잘때 연고를 바른뒤 폴리에틸렌 장갑을 착용하는 밀봉법을 쓰기도 한다. 그래도 치료가 되지 않으면 만성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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