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총장 내달 5일께 방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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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엘바라데이(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3일 북한으로부터 방북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 동결 및 폐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북한과 IAEA 간의 관계 정상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IAEA 회원국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IAEA의 대변인은 엘바라데이 총장이 3월 5일께 방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IAEA 핵 사찰관 복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엘바라데이 총장을 초청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北京)에서 채택된 북핵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60일 이내에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IAEA의 감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엘바라데이 총장을 초청해 IAEA 핵사찰관 복귀와 영변 핵시설 동결 및 단계적 폐쇄 문제를 논의할 공산이 크다. 북한은 2002년 12월 영변에 상주하던 IAEA 핵 사찰단원을 추방했다.

이에 앞서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은 17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모두 탈퇴했기 때문에 기존 회원국과는 다른 감시계획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AEA 고위 관리들은 지난 수개월간 북한 외교관들과 만나 핵 사찰단의 복귀를 준비해 왔으며 북한의 승인만 떨어지면 수일 내로 IAEA 사찰단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핵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음달 초 뉴욕을 방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2.13 핵 합의 이행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 소식통이 22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계관 부상이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 참석차 다음달 초 뉴욕 방문을 추진 중"이라며 "2.13 합의에 따르면 이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실무그룹을 가동해야 하는데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는 다른 4개 실무그룹과 달리 북.미 간에만 논의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달 초 북.미 회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서울=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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