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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뒤투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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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뒤투아(71)가 미국 굴지의 교향악단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차기 사령탑을 맡게 됐다. 임기는 2008년 9월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그는 2008년 여름 5년간 재임했던 음악감독을 그만 두는 크리스트퍼 에셴바흐의 뒤를 이어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뒤투아는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 대신 수석 지휘자 겸 예술고문이라는 직함을 쓴다. 수석 지휘자는 유럽에서는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낯선 표현이다. 뒤투아는 연간 8주의 정기 연주회를 지휘하며 해외 순회공연은 물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여름 상주 무대인 만 센터에서의 지휘도 맡는다. 뒤투아는 신입 단원 오디션은 물론 교향악단의 행정과 기금 조성에도 관여한다. 하지만 음악감독의 고유 권한 중 하나인 객원 지휘자의 선정과 그들의 연주 프로그램에는 일체 관여할 수 없다.

스위스 태생인 뒤투아는 현재 어떤 교향악단에서도 음악감독을 맡고 있지 않은 '프리랜서'다. 그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파리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고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 NHK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를 지냈다. 무엇보다도 그는 1977년부터 2002년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맡아 눈부신 활약을 했다.

뒤투아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인연은 매우 깊다. 그는 1989년부터 99년까지 필라델피아 교외의 페어마운트 공원에 있는 만 센터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여름 프로그램을 지휘했고 91년부터는 뉴욕주 새러토가 스프링스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여름 시즌을 지휘했다.

샤를 뒤투아는 오는 3월 1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수석 지휘자 선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1900년에 창단된 '미국 빅 5'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 2001년부터 필라델피아 킴멜 센터 상주 오케스트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유진 오먼디, 볼프강 자발리슈,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등이 음악감독으로 거쳐갔다.악장(樂長)은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김, 부악장은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엣 강이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1936년), 바르톡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1946년), 히나스테라의 '하프 협주곡'(1965년)을 초연했다.

뒤투아는 스위스 로잔 태생으로 비올라를 전공한 후 샤를 뮨슈에게 지휘법을 배웠다. 20세기 프랑스와 러시아의 음악에 조예가 깊다. 베른 심포니를 거쳐 멕시코 국립 교향악단, 스웨덴 예테보리 심포니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다. 그가 몬트리올 심포니 음악감독 시절 데카 레이블과 녹음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구스타프 홀스트의 '혹성', 드뷔시의'바다'등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명음반으로 손꼽힌다.

그는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전 남편이기도 하다. 1989년 몬트리올 심포니, 1996년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1997년 몬트리올 심포니, 2002년 NHK 교향악단을 이끌고 내한공연을 지휘해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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