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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전자자동차 거리질주|21세기 과학기술고 한국의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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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오늘날을 「테크노 헤게모니」 시대라고 한다. 국가의 융성과 패권수단이 무력에서 경제, 경제에서 과학기술로 이행된 것이다. 선진국들은 자국보유기술의 보호 내지는 신기술의 개발가속화로 후발국의 추격을 억제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후발국의 기술개발노력 자체를 원천적으로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시대」 라는 2000년대에 우리도 기필코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0년대초 선진7개국 기술수준 달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기술 개발과제를 선정하고 금년부터 집중개발해 나가는 G7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수준은 어디까지 와있는지, 그리고 21세기 과학기술은 어디쯤 가있을는지 알아본다.
기술수준
우리의 과학기술은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게재논문수로 볼때 세계 38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기초과학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산업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수준과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솔직한 우리 수준이다.
극히 일부 분야에서 선진국수준에 접근해 있다고하나 우리나라는 「우리도 만드는 모방기술」만 있었지 「우리만 만드는 창조기술」 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설비 국산화율 5%>
그나마 자랑하고 있는 반도체기술을 보자. 4M·16MD램등 기억소자부문에서만 선진국 수준에 접근해 있을 뿐 설계기술 자급도 40%, 재료기술자립도 10%에 웨이퍼가공·조립·검사등 공정설비 국산화율은 5%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노광·식각·확산·증착등 웨이퍼가공 설비는 거의 일본과 미국에 예속돼 있다.
컴퓨터기술은 선진국의 30∼40%수준으로 소형컴퓨터와 주변기기는 3년, 중대형 컴퓨터는 10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과기처의 자체 분석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전전자교환기 기술이 3년정도 뒤늦게 바짝 추격하고 있을뿐 VAN(부가가치통신망)·ISDN (종합정보통신망)·위성통신 기술은 7∼8년 뒤져있으며 가전제품의 경우도 조립생산기술을 제외하고는 설계기슬이 선진국의 50∼60%, HDTV는 겨우 10%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고 할수 있다. 우리의 관련 원천기술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얘기다.
자동차기술도 단순기계가공과 조립기술을 제외하면 선진국에 비해 7년정도 뒤지고 있으며 프레스·보디엔진및 트랜스미션 공정설비도 60∼70%를 일본이나 독일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또 기계공업의 핵심이 되는 수치제어 (NC) 공작기계 확보율은 40%선으로 선진국의 85%에 비하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설계기술의 취약으로 절삭가공·열처리·연삭가공·시험검사등 주요공정 설비의 80%가 일본·독일·미국·스위스로부터 도입되고 있다는 것이 산업은행측의 최근 분석이다.
이밖에 정밀화학기술은 전체 화학공업에 대한 비중이 20%정도로 스위스 (90%)·독일 (70%)·미국(50%)·일본(50%)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으며 각제품에 대한 원료자립도도 낮을 수밖에 없어 화장품 10%, 농약 30%, 의약품이 50%에 머무르고 있다.

<기술없인 하청기지>
전체적으로 우리는 조립·가공등 일부기술만 그런대로 흉내내고 있을 뿐 기술의 요체가 되는 설계나 소재·소프트웨어등 기반·핵심이 되는 기술은 선진국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이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한 우리는 후발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 선진국의 하청생산이나 아프터서비스기지 신세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기술전망
정부는 우리의 경제발전단계·과학기술수준과 능력으로 보아 모든 분야에서의 선진국수준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가능성과 경쟁력있는 특정분야에 우선적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2000년대 주력산업이 될 분야를 선정한바 있다. 이들분야 (G7프로젝트)는 전 (전자정보)·광(광기술) 석 (세라믹)·화(화학채료)로 표현되는 신기술을 포함, 제품기술과 기반기술 각 7개 과제로 돼있다.
◇초고집적반도체=지난 3월 0·5∼0·6미크론급 16MD램 반도체 시제품 개발실적을 바탕으로 93년초까지 0·3∼0·4미크론급 16M, 96년까지 2백56M, 2000년까지 1G(기가) D램의 기억소자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0·1미크론급 선폭가공기술·설계기술·초청정기술등을 확보한다는것.
1G는 칩하나의 용량이 10억비트 (신문4천페이지에 해당)로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일본도 2000년께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통신 주역으로>
◇ISDN=하나의 통신회선으로 음성·데이타·팩스·정지화상은 물른 동화상까지 수용할수 있는통합통신망으로 2000년대 정보통신의 주역이다.
망구성에 핵심이 되는 ATM (비동기전송모드) 방식의 교환기개발을 비롯해 광섬유에 의한 고속대용량의 전송기술등을 개발, 2000년까지 광대역 ISDN을 실현할 계획.
전자통신연구소에서 최근 소규모의 교환기능을 갖춘 ATM모델기를 개발한데 이어 96년까지 1만회선 용량을 개발, 일본보다 2∼3년 뒤지는 97년이후 광대역 ISDN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HDTV=35mm 영화수준의 높은 해상도와 생동감을 갖는 차세대의 고선명TV로 2000년을 겨냥, 선진각국이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상기·방송방식·전송·산업응용분야로 나눠 각 전문기관에서 개발에 착수했다.
가장 앞서있는 일본은 95년께 가정용 HDTV를 실용화하고 잇따라 업무용 (원격회의·원격교육·전자출판등)에 응용할 계획이다.
현재 유럽은 일본의 70%, 미국은 60%수준이다.

<1회충전 1백93km>
◇전기자동차=95년까지 고성능축전지와 고속충전장치, 96년까지 고성능 구동모터와 전력변화장치·체어장치를 개발, 그이후 실용화한다는 방침.
가장 앞서있는 미국의 경우 76년부터 개발을 시작, 지난해 최고시속 1백20km, 1회충전 주행거리 1백93km를 기록한바 있으며 95년에 실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인공지능 컴퓨터=94년까지기존 PC와 워크스테이션 기능을 흡수한 멀티미디어컴퓨터, 97년까지 기존 중대형 컴퓨터기능을 흡수한 지식정보처리 컴퓨터와 신경망 컴퓨터, 2000년까지는 동시통역컴퓨터 시제품을 각각 개발할 계획이다.
◇정밀화학=신의약·신농약과 천연물질을 이용한 항바이러스제·항균제등을 수종 개발할 계획.의약품의 경우 광범한 항균력과 저독성이면서 경구용인 세파계·카바페넨계·퀴놀론계 항생제를 비롯해 2000년까지 신규의약품 10종을 창출한다는 것.
◇신소재=전기를 통하는 전도성고분자 재료를 비롯해 고밀도정보기억용 고분자등 전자·정보핵심소재와 강철보다 강한 고강도 섬유·고강도플래스틱·초내열합금·고기능 알루미늄합금·다기능성 세라믹스·고효율고분자분리만등 에너지 절약형 첨단소재를 개발, 신소재 자급률을 70%로 높이게 된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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