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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경선후보 '3월 말 ~ 4월 초 조기 등록'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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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 시.군 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에 참석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부터)가 얘기를 나누다 웃고 있다. [연합 뉴스]

검증 공방으로 감정이 악화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만난다.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주선했다.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있을 회동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경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고진화 의원, 당 지도부에선 강재섭 대표, 김수한 경선준비위원장이 참석한다.

정인봉 전 의원과 이 전 시장의 비서였던 김유찬씨의 잇따른 폭로로 불거진 검증 공방과 당내 갈등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빅2 탈당 막으려"=지도부는 주자들의 분열을 막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게 경선 후보 조기등록 추진이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22일 "경선준비위(경준위)에서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경선 후보등록을 조기에 마감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불복하면 대선 출마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조기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주자들이 아무리 싸워도 당을 떠나기 어려워지고 결국 독자 출마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의 검증 싸움이 탈당 같은 극한 사태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지도부 의중대로 돌아가지는 않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이 전 시장 측은 "당이 정하는 원칙에 따를 것"이라며 반색한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반발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최경환 의원은 "우리 측과 조율 없이 경준위가 판단한 것 같다"며 "경선 날짜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미리 후보등록을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론이 여론을 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후보 자질론을 계속 제기해 여론의 지지를 역전시킨 뒤 경선에 임하는 게 유리하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이 전 시장은 경선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조기 등록을 하면 현 당헌.당규대로 6월에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준위 이사철 대변인은 "경선 시기에 상관없이 3월 말이나 4월 초 후보를 조기 등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또 다른 불씨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냉랭한 분위기=한편 22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총회에 '빅3'가 나란히 참석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악수할 때 외엔 40여 분간 냉랭한 분위기였다. 옆 자리에 앉은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에게 몇 차례 말을 건넸지만 대화가 이어지진 않았다.

채병건.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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