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장하성 펀드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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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개미'가 뭉치면 '장하성 펀드'?

최근 주식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다.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 주식 담당자들에게 전화해 항의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소액주주들이 뭉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의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외이사.감사를 추천하고 나섰다. 5% 지분을 확보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명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와 닮은 꼴이다.

22일 영창실업 소액주주 모임인 '상생'은 사측에 자신들이 원하는 사외이사 한 명을 선임해 줄 것으로 요구키로 했다. 이들은 앞서 16일 회사를 방문, 경영진에게 ▶자회사인 성창 인터패션의 상장 ▶공장터 부지 3000평 매각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신규 사업 진출 ▶액면 분할 등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 대구 지역 중견업체인 조일알미늄의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주주 제안권을 행사, 자신들이 내세운 감사 선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감사 선임 안건은 28일 열릴 주주총회에 정식으로 채택됐다. 일성신약 소액주주들은 최근 "소액주주를 대표할 수 있는 감사를 직접 뽑자"는 광고를 한 경제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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