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거액사기단 적발/장성부인회 임원사칭/“청와대교제” 미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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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린벨트해제 청탁등 속여/예비역대령 부인등 5명 적발
군장성부인회 임원을 사칭,청와대관계자를 통해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인 임야를 해제시켜주겠다고 속이는 등의 수법으로 2백7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거액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은 14일 예비역군장성들의 모임인 「송백회」의 부인회 부회장을 사칭,각종 이권을 따내주겠다고 속여 사기행각을 일삼아온 예비역육군대령부인 송양상씨(59·전과 12범·주거부정)등 2명을 붙잡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김종술씨(43·전과6범·부산시 반송1동)등 일당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송씨는 자신이 송백회 부인회 부회장으로 5·16주체세력과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을 퍼뜨린뒤 2월12일 평소 채무관계가 있던 김모씨(33·패션회사대표)에게 타인명의의 서울 내곡동 산12 그린벨트지역의 임야 6만평이 자신의 소유라고 속인뒤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시가 5백억원으로 오른다』며 해제에 필요한 정치자금명목으로 김씨로부터 당좌수표 2백50억원어치를 받아 가로챈 혐의다.
송씨는 86년 12월7일 김모씨에게 자신의 남편이 육사8기생출신 장성이며 서울대병원장 한모씨와 한글학자 한모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절친한 사이라고 속인뒤 서울대병원 영안실 영업권을 옮겨주겠다며 김씨로부터 교제비명목으로 6천2백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달초 유모씨(서울 상계8동 주공아파트)에게 모전도관 장로가 경영하던 부산교회 부지를 정부로부터 평당 5백40만원에 불하받아 6백90만원씩에 팔아주겠다고 속여 유씨로부터 4억4천5백여만원을 사취하는등 지금까지 아홉차례에 걸쳐 모두 2백70억여원을 받아가로챘다는 것이다.
경찰조사결과 송씨는 남편 이모씨가 62년에 예편한 육군 대령출신인데도 육군 소장으로 「5·16혁명」주체세력이며 자신은 고 박정희 대통령시절 군장성들 모임인 「송백회」의 부인회 부회장이라고 속였고 달아난 공범 송광헌씨(43)는 청와대 비서관으로 5공시절 환수재산 담당관인 비밀요원이라며 신분을 속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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