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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청소년의 몸 '칼슘·철분 더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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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대한소아과학회지에 실린 '청소년 건강문제에 대한 보고(서울보훈병원 소아과 이혜경)'를 중심으로 청소년기 심신건강의 현주소와 대안을 알아본다.

◆ 신체 건강=비만은 청소년의 10~15%가 앓는 흔하고도 심각한 건강 문제. 예컨대 고지혈증(60% 이상), 지방간(40% 이상), 고혈압(7% 이상) 등을 초래하는 고도비만(표준 체중의 50% 이상) 청소년이 최근 5년 새 40%나 늘었다(2000년 0.55%에서 2005년 0.77%). 특히 불규칙한 식사, 잦은 외식,아침 결식(30.9%) 등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청소년의 3분의 2 이상이 칼슘 섭취가 부족하다. 철분도 권장량의 75% 이하로 섭취하는 경우가 절반을 웃돈다.

청소년의 연간 음주율은(2005년) 41.6%, 월 단위로는 31%나 된다. 첫 음주 시기는 중2(23.4%)와 중3(20.6%) 때로 나타났다. 방과 후 친구와 놀거나(26.1%), 명절.제사 등 집안행사(20.4%), 친구나 가족 모임(16.2%) 등이 음주를 시작한 계기다.

흡연율은 8.8%(고등학생 12.1%, 중학생 4.8%)로 사회 전반의 금연 분위기 덕분에 감소 추세다. 남고생 흡연율은 1997년 35.3%에서 2005년 15.7%로, 여고생은 2000년 10.7%에서 2005년 6.7%로 줄었다. 15세 이전 흡연자는 20세 이후 흡연자보다 폐세포 유전자 돌연변이가 흔해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20배나 된다.

◆ 정신건강=청소년은 하루 평균 3시간8분을 휴대전화.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보낸다. 또래나 교사.부모 등과의 대화보다 기계에 더 익숙하다. 여기에 입시 부담은 신체 활동과 스트레스 발산 기회마저 박탈해 청소년을 고립시킨다. 특히 친구들의 괴롭힘이나 가족 문제까지 겹친 청소년은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질환이 곧잘 발생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 자살은 교통사고(10만 명당 4.7명)에 이어 청소년 사망원인 2위(10만 명당 4.2명)를 차지할 정도. 또 청소년의 25.1%(남자 20.8%, 여자 33.8%)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출도 청소년의 9.9%가 경험하는 흔한 일탈. 가출 충동은 청소년의 56.7%가 한번쯤 느꼈을 정도다. 가장 흔한 원인은 부모와의 갈등(28.8%)이며, 이어 성적 부담감(15.9%), 공부가 싫어서(10.0%) 등 순이다.

◆ 건강한 청소년 만들기=청소년은 아직 성장기인 데다 적응력과 유연성이 좋아 나쁜 습관이나 행동을 쉽게 고칠 수 있다. 또 신체적 이상이 초래돼도 정상적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비만으로 동맥경화가 왔다고 해도 섬유화에서 석회화 과정을 거친 성인 동맥경화와 달리 체중만 줄이면 혈관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단 문제 행동이나 습관은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교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흡연 청소년에겐 담배가 건강을 해치는 문제보단 흡연으로 초래되는 입냄새.치아변색 등이 성적 매력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좋다. 비만과 영양 불균형은 일주일 식단을 매주 자녀와 함께 의논해 정하는 게 최선책.

<표 참조>

성문제는 임신.출산.피임 등의 심각성을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에서 반복 교육해야 효과를 본다. 부모와 교사의 경청하는 태도도 필수다. 운동.동아리 모임 등을 통한 스트레스 발산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 도움말=순천향병원 소아과 이동환 교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두석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과 김붕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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