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 '불안'…억대 상승 단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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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대책이후 수도권 아파트값과 분양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셋값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승폭도 억대가 넘어가는 아파트가 나오고 있어 설 이후 집값 변동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15대책 이후부터 올해 2월 9일까지 수도권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평균 2.3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2006년 같은기간 수도권 전셋값 변동률(1.68%) 보다 0.5% 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이 기간동안 전셋값 오름폭이 가장 큰 지역은 인천으로 평균 3.74%가 상승했다. 이어 경기가 2.75%, 서울은 1.95%, 신도시는 1.65% 순이다.

인천은 연수구(8.75%)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으며 경기도에서는 안산(11.57%), 의왕(4.64%), 의정부(4.63%) 순으로 수도권 외곽지역이 강세다. 특히, 안산의 경우 사동, 성포동, 선부동, 원곡동, 고잔동 등은 전셋값 상승률이 10% 이상을 기록했다.

서울은 금천구(3.98%), 성북구(3.34%), 중구(3.25%) 순으로 전셋값 상승이 컸으며, 신도시는 평촌(3.18%), 중동(3.07%), 일산(2.20%) 등에서 신도시 평균 상승률을 웃도는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세 상승폭도 대형평형 중심으로 억대로 오른 아파트도 속출했다. 용산구 한강로3가 대우트럼프월드3차 57평형은 11월 중순 전셋값이 4억3500만원에서 현재는 6억35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올랐다.

특히 전셋값이 급상승한 인천 연수구의 경우 송도신도시가 '뇌관'역할을 했다. 입주 2년이 다가오면서 전세값이 배이상 오르고 있다. 금호어울림 55평형는 11.15대책 발표 당시 평균 2억2500만원 선 이었지만 현재 3억2500만원으로 1억원이 올랐다.

용인시의 경우도 보정동 죽전자이 2차 59평형의 전셋값이 1억3000만원 올라 2억8500만원의 시세를 보였으며, 안산시 사동 금강1차 54평형도 1억 올라 2억6500만원 선이다.

이처럼 11.15대책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이유는 수요에 비해 전세물건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청약가점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지금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전세세입자들이 많아지면서 전세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0~11월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집을 구입했는데 이 당시 집을 구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요자로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경기 의왕, 과천의 경우 재건축 이주수요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의왕의 경우 1000 가구가 넘는 대우사원 아파트가 이주를 하고 있어 의왕시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현재 아파트 시장은 매매보다는 전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꾸준한데다 지난 해 무리한 매수수요 때문에 전세 물건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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