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통 직장인'의 배 둘레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들의 복부비만에 대한 지식과 건강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중앙일보 건강팀은 지난 2일 서울백병원 비만센터(강재헌 교수)와 함께 직장인들을 직접 찾아나섰다. 대상 기업은 CJ투자증권 본사(중구 장교동). 신체활동량이 적고, 정신 노동을 하며, 저녁 회식자리가 잦은 화이트 칼라의 전형이다.
CJ투자증권의 한 직원(右)이 복부 비만 정도를 점검하기 위해 배 둘레를 재고 있다. [사진=최승식 기자]
조사팀은 우선 이들의 복부비만과 관련된 건강 지식을 알아보기 위해 12개 문항의 질문서를 돌렸다(오른쪽 표 참조). 그리고 허리둘레와 함께 신체계측을 하고, 체지방.혈압.혈당을 측정했다. 이어 전문가의 영양 및 운동처방을 곁들였다.
◆복부비만 어느 정도 되나=예상대로 비만율이 높았다.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기준치인 허리둘레 90㎝ 이상(35.4인치), 여성80 이상(31.4인치)이 10명으로 조사대상자의 24%(모두 남자)를 차지했다. 특히 남성이 심각했다. 복부비만율(WHR:허리둘레/엉덩이둘레)이 적정 수치 안에 들어온 사람은 19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23명이 건강에 문제가 되는 0.9 이상이었다. BMI(체질량)지수 역시 25 이상 과체중이 33%(13명), 30 이상 고도비만도 1명 있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내장지방. 여성의 피하지방과는 달리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제1인자다. 검사결과 내장지방으로 판정된 사람이 20명(46.6%), 경계형 13명(31%), 고도 내장지방인 사람도 2명(4.8%)으로 집계됐다.
◆건강지식 수준도 낮은 편='아는 만큼 건강하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직장인들의 복부비만에 대한 지식이 그리 높지 않았다. 평균 정답률은 62점.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운동 시 땀을 많이 흘리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라는 질문. 물론 정답은 ×다. 고강도로 운동하는 것보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적절한 유산소 운동, 즉 속옷이 약간 땀에 젖을 정도가 체내 지방을 빼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1%만이 답을 맞혔다. 비만의 합병증인 고지혈증과 관련한 지식수준도 낮았다. 지방의 여러 종류 중 동맥경화에 이로운 지방(HDL 콜레스테롤)을 묻는 문항에선 32%만이 올바로 답했다. 이 밖에도 '운동을 하다 안 하면 근육이 살로 변해 체중이 증가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뱃살이 빠진다'(O) 등의 질문의 정답자 수가 적었다.
글=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